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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송영길의 탈원전 속도조절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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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송영길의 탈원전 속도조절이 옳다

신한울 3ㆍ4호기 공사 재개 방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할 말을 했다. 원전에 관해 소신을 밝힌 것. 청와대의 탈원전 정책과 결이 다르다. 정치인은 이 같은 소신도 필요하다. 당론을 따라야 맞지만 틀린 정책에 대해서는 바른 소리를 하는 용기도 있어야 한다. 송영길의 소신을 환영한다.

이른바 문빠들은 송영길을 비난하고 있다. 송영길이 자기정치를 한다는 것. 송 의원에 대해 “한마디로 깜냥이 안 된다”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송 의원이 당 대표가 됐으면 분란만 일으킬 뻔 했다”면서 “앞으로 큰 행보마다 사사건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비판도 쏟아졌다. “참 근시안적인 사람”이라고도 했다.

송 의원은 지난 11일 ‘원자력계 신년인사회’에서 “노후 원자력과 화력발전을 중단하고 신한울 3ㆍ4호기 공사는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속도 조절을 주장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탈원전 정책에 변함이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당에서도 우원식 의원 등이 나서 송 의원을 비판했다.

송 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산업현장에서 성장동력이 무너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목소리들을 수렴하여 공론화해보자는 충정으로 국회의원으로서 제가 해야 할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정치인으로서 할 소리를 했을 뿐이다. 이를 문제삼는 것이 더 이상하다.

송 의원은 2017년 대선 때 총괄선대본부장을 지냈다. 그런 사람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니 이해가 안 된다는 게 당의 시각이다. 뒤늦게 소신이 바뀌었다면 최소한 그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를 하는 게 먼저인데 느닷없이 대선공약에는 전혀 책임이 없다는 듯 다른 당 사람처럼 정부 정책을 공격하니 어안이 벙벙하다는 것.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을 모르는 이치와 같다. 기존 정책도 잘못됐다면 수정하는 것이 옳다. 그런 점에서 송 의원의 소신은 평가받을 만하다.

야당은 16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관련해 "미세 먼지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비판하며 공론화 절차와 국민투표 등을 요구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탈원전 정책은 반(反)환경 정책"이라며 "최근 미세 먼지로 고통받았는데 근본적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서 탈원전 정책이 미세 먼지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데 모두 동의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국내 탈원전 정책 반대 서명운동에 참여한 국민만 벌써 30만명을 넘어섰다.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됐다는 얘기다.

정부도 무조건 정책 변경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할 게 아니다. 정책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최저임금 정책만 보더라도 속도조절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 않은가. 탈원전 정책은 재고하는 것이 마땅하다. 고집만이 능사는 아니다.
#오풍연칼럼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