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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희망퇴직 칼바람 쌩쌩…미래에셋대우 “당분간 2번은 없다” 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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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희망퇴직 칼바람 쌩쌩…미래에셋대우 “당분간 2번은 없다” 배수진

KB증권, 신한금융투자 잇따라 희망퇴직 단행
과거 합병통합 대형사 적극적, 노조요구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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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증권사에 희망퇴직 칼바람이 불고 있다. 규모가 큰 대형사가 희망퇴직을 잇따라 단행했다. 특히 희망퇴직을 망설였던 미래에셋대우가 전격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구조조정바람이 업계전체로 확산될지 초긴장상태다.

◇KB증권 희망퇴직 포문, 대형증권사 중심으로 확대


여의도 증권가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바로 희망퇴직의 매서운 바람이다. 지난 연말 희망퇴직의 첫 포문을 연곳은 KB증권이다. KB증권은 지난달 5일 희망퇴직 공고를 냈다.

이번 희망퇴직은 1975년생(만 43세) 이상 직원을 대상이었다. 희망퇴직자는 임금피크제 진입 여부에 따라 총액기준으로 27~31개월치 급여를 퇴직금으로 받는다. 이와 별도로 생활지원금 2000만원, 전직지원금 1000만원 등 총3000만원을 지급한다. 희망퇴직자가 원하면 3개월동안 250만원규모의 전직교육프로그램도 지원한다.

곧이어 신한금융투자도 희망퇴직에 합류했다. 지난 21일부터 오는 27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조건도 KB증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신청대상은 1975년생 이상 직원으로 근속연수가 10년 이상이다. 45세 미만의 경우 근속 연수가 15년 이상이어야 한다. 직급에 따라 25~30개월치 급여가 희망퇴직금으로 지급된다. 또 생활지원금의 경우 부장급 이상에는 3000만원, 차•과장•대리급에는 2000만원을 준다.

최근 증권가의 희망퇴직에서 최대이변은 미래에셋대우의 합류다. 통합합병증권사 출범 당시 박현주 회장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며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자발적 희망퇴직이라도 줄곧 “구조조정은 없다”고 강조한 박회장의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에셋대우의 희망퇴직 가능성은 낮게 봤다. 당시 사측도 “희망퇴직은 협상테이블에 올리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는 이달초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과 함께 희망퇴직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일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통합 출범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대상은 일반직은 10년 이상 근무자 중 45세 이상, 업무직은 8년 이상 근무자 중 36세 이상이다. 조건은 일반직 기준으로 24개월치 급여에 재취업 교육비 명목으로 5년간의 학자금 또는 위로금 3000만원을 받는다. 지점창구 업무직은 24개월치 급여와 재취업 교육비를 지원받는다.

단 일반직은 희망퇴직 외에 지점에서 투자상담을 하는 주식상담역이나 자산관리(WM) 전문직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각각 18•12개월분 급여에 학자금 또는 3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임금피크제 조건 수정에도 합의했다. 만 55세 이상 정규직 직원의 경우 임금피크제, 명예퇴직, 주식상담역 전환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인위적 구조조정아니다” 한목소리, 미래에셋대우 신청자 예상보다 많을 듯


이번 대형사의 희망퇴직에서 눈에 띄는 점은 인위적 구조조정이 아니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모두 “직원들 요청에 의한 자발적 희망퇴직"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래에셋대우도 마찬가지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노조가 제안한 희망퇴직안을 사측이 받아들인 것”이라며 "인위적 구조조정이 아니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각사마다 희망퇴직의 필요에 대해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KB증권, 미래에셋대우 모두 통합합병 이후 덩치는 커졌으나 구조조정을 실시한 적이 없다. 그 결과 미래에셋대우, KB증권의 임직원수는 지난해말 기준(기간제근로자포함)으로 각각 3953명, 3012명으로 1, 2위에 랭크됐다. 같은 초대형IB이자 경쟁사인 NH투자증권(2859명), 삼성증권(2268명), 한국투자증권(2580명) 등과 비교할 때 최대 1000명 이상 많다.

반면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과거 유래없는 증권업 불황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한 케이스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013년과 2015년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각각 90여명, 30여명 회사를 나갔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노조에서 먼저 요구한 특별희망퇴직”이라며 “구조조정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희망퇴직의 신청자수는 크지 않다. 희망퇴직 접수결과 신청자가 KB증권은 60여명, 신한금융투자 약 30여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 미래에셋대우는 변수다. 최근 지점통폐합 작업 등 리테일재편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어 타사보다 신청자가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사측이 당분간 마지막 희망퇴직이라고 못박은 것도 희망퇴직을 압박하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직원들이 노조한테 요청해서 실시한 것"이라며 이번 희망퇴직 이후로는 당분간은 희망퇴직은 없다"고 말했다.

이관계자는 또 “희망퇴직을 하고도 주식상담사로 일할 수 있는 등 유리한 조건이 있다”며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예상보다 인원이 많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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