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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김용환 체제 "철강기업의 진화 주목"…신소재 사업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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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김용환 체제 "철강기업의 진화 주목"…신소재 사업에 도전

[특별기획] 철강기업 新경영체제 구축 '시험대에 오른 도전' ①포스코

[글로벌이코노믹 김종혁 기자]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공통점은 확고한 성장 기반이 됐던 사업에서 또 다른 영역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한다는 데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양대 고로사는 올해 최정우 회장, 김용환 부회장 신경영 체제로 전격 전환됐다. 비단 4차 산업혁명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철강기업의 획기적인 도전과 확장이 필요한 시점에 직면했다는 의미로 업계는 해석한다.

그런 의미에서 양사의 행보는 다른 철강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중요한 이슈인 동시에 포스코와 현대제철, 그리고 이곳을 맡은 수장들은 한국 철강산업 역사의 전환점이 될 시험대에 최초로 오른 인물로 기록될 전망이다. 2019년 신경영 체제로의 전환이 사업 성공 여부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포스코는 반세기를 책임졌던 철강 본업에서 또 다른 영역으로 사세를 확장한다. 바로 리튬 등 미래 산업의 중심이 될 신소재 사업이다. 철강사가 철광석 외에 다른 원료 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한다는 것은 글로벌 철강 기업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그룹 차원에서도 철강이 아닌 건설, 에너지 등을 아우르는 차세대 성장 동력 마련에 힘을 쏟는다. 최정우 회장 체제 구축과 함께 ‘시민의 기업’ ‘친고객 정책’으로 대변되는 위드포스코(With POSCO)는 제왕적 철강기업의 입지를 내려놓는다는 의미에서 새로운 기업 가치를 정립하겠다는 포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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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호’가 올해부터 속도를 더할 사업은 미래 신성장 사업인 이차전지소재 분야다. 그 핵심에 있는 것이 리튬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투자에 몰입하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기업 주도로 직접적인 투자에 나선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통상 광산업체나 이차전지, 비철 등과 관련된 기업이 투자의 중심이다.

사업의 골격도 원료에서부터 제품 생산, 판매에 아우르는 일관 체제 구축에 힘을 썼다. 이는 본업인 철강분야에서 최상위 공정인 고로로부터 최종 제품 생산, 고객사에 이르는 서플라이체인(supply chain)을 견고하게 짠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작년 초 호주 광산기업인 필바라 미네랄(Pilbara Minerals)과 손을 잡고 연간 최대 24만 톤의 리튬 정광을 구매하는 장기계약을 맺었다. POSCO-Australia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이 계약을 통해 수산화리튬, 탄산리튬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최정우 회장은 2018년 11월 취임 100을 맞아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하고 포스코그룹의 새로운 미래 성장을 위한 비전을 선포했다.이미지 확대보기
최정우 회장은 2018년 11월 취임 100을 맞아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하고 포스코그룹의 새로운 미래 성장을 위한 비전을 선포했다.

8월에는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호수 북측에 염호 광권을 확보했다. 20년간 매년 2만5000톤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다. 이어 9월에는 칠레에 향후 10년 동안 657억5000만 달러(한화 73조3200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신규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리튬분야 2개 프로젝트와 동광산 3개, 금광산 1개 등 총 44개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은 이 같은 투자로 생산된 리튬을 소재로 음극재와 양극재를 각각 생산한다. 두 회사는 작년 12월 합병이 결정됐다. 앞서 삼성SDI와는 컨소시엄을 구성, 칠레 현지에서 양극재 생산을 위한 투자를 진행한다.

포스코에 붙여진 닉네임 중 하나인 ‘기술의 포스코’는 이곳에서도 사업 뼈대를 이룬다. 2010년부터 독자개발에 나선 리튬직접추출 기술인 'PosLX'가 대표적이다. 3개월 이내에 리튬을 생산할 수 있다. 기존 12개월이 소요된 것에 비하면 획기적으로 생산기간이 줄어든다. 기후의 영향을 적게 받고, 리튬 회수율도 이전 50% 미만에서 80%로 올라간다.

최정우 회장이 지난해 발표한 5년간 45조 투자, 2만명 고용은 이 같은 신성장 동력 마련을 위한 투자가 기반이 될 전망이다.


김종혁 기자 j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