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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해...전국에 돼지 지명은 112곳 ‘돝섬·돗진·저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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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해...전국에 돼지 지명은 112곳 ‘돝섬·돗진·저명산…’

상대적으로 먹거리 풍부한 지역서 돼지 많이 길러 지명에도 사용

국립지리정보원은 전국에 돼지와 관련된 지명은 12곳이라고 밝혔다. (사진=위키피디아)이미지 확대보기
국립지리정보원은 전국에 돼지와 관련된 지명은 12곳이라고 밝혔다. (사진=위키피디아)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돝섬’ ‘돗진’ ‘저명산(猪鳴山)’...

국토지리정보원은 2019년 기해년(己亥年) '돼지의 해'를 맞아 전국 지명을 분석한 결과 이처럼 돼지와 관련돼 고시된 지명이 총 112개라고 30일 밝혔다.
지역별로 전남이 27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남 21개, 전북 16개, 경북 13개 등의 순이었다.

지리정보원은 “대부분 남쪽 지역에 풍요로운 곡창지대가 있는 곳”이라며 “상대적으로 먹거리가 풍부한 지역에서 가축으로 돼지를 많이 길러 주변 지명에 돼지가 자주 사용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돝섬’은 옛 가락국 왕의 미녀가 자신을 탐하는 왕을 피해 도망다니다 황금돼지로 변해 이 섬으로 사라진 후 돼지가 누운 모습의 섬이 됐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돝’과 ‘돗’은 돼지의 옛말이다. 이 섬에서 염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이야기와 섬에 있는 황금돼지상도 이러한 전설과 관련있다.

경기 이천시의 경우 병든 홀어머니를 모시던 효자가 절벽에서 약초를 뜯던 중 산돼지 울음소리가 들려 그 소리를 듣고 효자가 추락사고를 면했다는 전설 때문에 저명산(猪鳴山)이라 칭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돼지는 예로부터 제천의식의 제물로 사용됐고 신통력이 있는 영물이자 길조를 나타내는 동물로 인식됐다.

십이지 가운데 열두번째 동물인 돼지는 시간으로는 해시(저녁 9시~11시), 방향은 북서북, 달로는 음력 10월을 상징한다. 이 시각과 방향에서 오는 사기(邪氣)를 막아주는 동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한꺼번에 많은 새끼를 낳는 습성 때문에 다산과 풍요로움을 상징하며 예로부터 제사 등에 제물로 사용되는 일이 많았다.
전북 김제시의 ‘사직’, 경북 울진군의 '돗진', 충남 당진시의 '이배산' 등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며 돼지를 제물로 바친 곳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돼지가 복을 상징하는 것만은 아니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성으로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멧돼지는 두려움과 근심의 대상이기도 했다. 경북 의성군 '도직골', 경북 문경시 '돌마래미', 강원 삼척시 '돗밭골' 등은 돼지가 많이 나타나 농작물에 피해를 줘 유래된 지명이다.

마을의 형상이 돼지머리, 돼지코 등을 닮았다고 해 유래된 지명도 있다. 충남 보령시 '도투머리', 충남 태안군 '둔두리'는 마을 모습이 돼지머리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이처럼 이름이 정해졌다.

유기윤 국토지리정보원 원장은 “2019년 기해년 모두가 건강하고 행운이 넘치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며 “앞으로 우리 삶이 밀접하게 녹아있는 지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문화유산으로 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