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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현금 사회' 일본에 포장마차서 사찰 새전까지 스마트폰으로 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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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현금 사회' 일본에 포장마차서 사찰 새전까지 스마트폰으로 결제

후쿠오카 지역 지방은행도 캐시리스 사업에 속속 동참

아시아의 관문인 후쿠오카는 지금 스마트폰 결제만으로 모든 생활이 가능한 '캐시리스'에 주력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아시아의 관문인 후쿠오카는 지금 스마트폰 결제만으로 모든 생활이 가능한 '캐시리스'에 주력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하카타의 포장마차에서 사찰의 새전(賽錢·신이나 부처에게 바치는 돈)까지 스마트폰만 대면 결제 완료". 현금을 중시하는 일본 사회에서 후쿠오카 시가 스마트폰 결제만으로 모든 생활이 가능한 '캐시리스 사업'을 진행해 화제다.

아시아의 관문인 후쿠오카 지역 금융기관은 유력 IT(정보기술) 기업과 함께 캐시리스 사업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쿠오카 시는 지난 6월부터 시 정부의 주도하에 공공시설과 후쿠오카공항, 상점가, 음식점, 약국 등에서 캐시리스 실증 실험에 돌입했다. '라인(LINE)', '라쿠텐', 소프트뱅크와 야후의 합작 결제 앱 '페이페이(PayPay)' 등 IT 기업을 포함해 후쿠오카 파이낸셜 그룹 산하의 후쿠오카은행이 QR코드에 의한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 '요카페이(YOKA!Pay)'로 참가하는 등 지방은행도 가세했다.

하카타의 야경 풍물인 포장마차에서는 지난 8월부터 실증 실험을 시작했다. 사업자는 IT 기업 4개사로 시내 100곳 중 22곳이 참여했다. 여기에 '라인'은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를 3년간 무료화하고, 11월 말까지 2000엔을 상한으로 음식값의 절반을 환원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참여 업체들도 캐시리스 캠페인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심지어 사찰에 기부하는 '새전(賽錢)'까지 캐시리스 서비스에 포함시켜 그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다.

후쿠오카시 니시에 마사히로(西依正博) 경영지원과장은 실증 실험의 목적에 대해 ▲중소기업의 사무 효율화 ▲인력 부족의 해소 ▲생산성 향상 ▲인바운드 수요 충족 등을 꼽았다.

그는 "포장마차는 후쿠오카 관광의 효자"라며 "IT와는 거리가 먼 존재였지만, 주문, 요리, 계산을 소수 인원으로 해내는 포장마차가 가장 캐시리스에 어울리는 것을 보고 중요성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캐시리스 사업에 지방은행의 참여 열기도 뜨겁다. 후쿠오카은행은 실증 실험이 시작되기 전 3개월이나 앞선 3월부터 이미 결제와 예금을 직결하는 서비스를 구축해 강점을 표출했다. 구마모토은행(熊本銀行)과 신와은행(親和銀行) 등도 가세하면서, 3개 은행의 서비스를 도입한 점포는 약 2000개 점포에 이르렀다.

지금껏 일본의 캐시리스 결제 비율은 20% 정도로 다른 주요국에 비해 상당히 낮다. 고객을 끌어들이지 못한 지방 금융기관은 늘 일본 중앙은행의 '초금융 완화 정책' 아래에서 허덕여 왔다. 여기에 한술 더 떠 고객 결제 정보라는 경영자원까지 IT 기업과 같은 다른 업종에 넘겨질 위기에 처했다. 결국 후쿠오카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캐시리스화에 지방은행이 참여한 것은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연적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