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발표한 ‘매매거래 동향’ 지표를 보면 지난 3일 기준 서울 매매거래 지수는 1.8로 지난 2013년 1월 첫째 주 매매거래 지수 1.5 이래 5년11개월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 지표는 0에 가까울수록 매매거래가 한산하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특히 강남은 거래 실종이 심화해 서울 평균보다 낮은 1.3으로 집계됐다.
서울 곳곳에서 매물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지만 실수요자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집을 산 뒤 가격이 하락하면 대출이자 부담 등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도 작용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수도권 집값이 0.2%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울 집값이 상대적인 강세는 유지가 되겠지만 시장 전반의 어려움에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실수요자들의 기대감이 더해지기도 했다.
반면 집주인들은 상승에 대한 기대로 가득하다. 지난해 부동산 규제책 이후 오히려 집값이 급등하며 솟아오르던 기억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내년 겨울방학과 이사철이 되는 봄에 변수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내년 서울 집값 상승률을 1.1%로 전망했다. 특히 아파트는 1.6%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집주인들은 급하게 목돈이 필요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버티는 쪽을 선택하고 있는 형국이다.
보유세 부담에 대한 불확실성도 한몫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개정이 당초보다 후퇴하면서 당국이 한발 물러설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내년 종부세 부담이 6월 보유분까지 적용되면 6개월이라는 여유가 생긴다는 점도 꼽힌다.
결국 관망세가 짙어지는 서울 부동산시장은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에 따라 좌지우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르면 내년 봄 이사철 거래에 따라 시장 흐름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이외에도 투기 심리를 자극하는 개발 호재가 등장하면 시장이 급변하게 될 수 있다.
윤진웅 기자 yjwdigita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