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삼성전기·SDS·SDI 등 전자 계열사 직업병 보상해야"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삼성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시민단체인 반올림이 삼성전자 외에 다른 전자 계열사에서도 직업병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중재 판정 이행 합의 협약식에서 “직업병 피해는 삼성전자 반도체·LCD 부문에서만 있는 게 아니다”며 “삼성전기와 삼성SDS 삼성SDI 등 다른 계열사에서도 유해 물질을 사용하다가 병든 노동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사업장에서도 비슷한 피해자들이 있다”면서 “삼성은 이 모든 직업병 노동자들을 위한 폭넓은 보상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가 내놓은 중재인에 대해선 “저희 반올림이 알고 있는 피해자들만이 아니라 미처 저희에게 알리지 못하셨던 분들도 포괄하게 돼 다행이다”라면서도 “사외협력업체 소속이라서 혹은 보상 대상 질환이 아니라서 보상에 포함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정부에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산재보험제도와 근로복지공단을 개혁해서 산재노동자 권리를 보호하는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하다”며 “산재가 발생한 사업장에서는 사업주의 잘못을 철저히 조사해서 형사처벌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직업병 보상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예방”이라며 “노동자가 무슨 화학물질을 쓰는지 알 수 있게 노동자와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알 권리, 참여할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에겐 노동조합의 권리를 존중해 줄 것을 요청했다. 황 대표는 “삼성은 국내와 해외에서 노동조합을 탄압해 왔다”며 “이제라도 사과하고 노동조합 할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황 대표는 “대기업들은 위험한 일을 개선하는 대신 국내 중소기업과 해외 공장의 노동자들에게 전가해왔다”며 “이런 일이 계속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는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묻는 법제도를 만들고 대기업들은 솔선해서 안전보건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