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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넷플릭스 연합, 한국 IPTV·콘텐츠 판도 바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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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넷플릭스 연합, 한국 IPTV·콘텐츠 판도 바꾸나

글로벌 콘텐츠 공룡, 수익배분 절대 우위 “최고 90%” 추정
업계 “당장 IPTV 업계 영향 미치지 않겠지만 파괴력 잠재”
“장기적으론 콘텐츠 제작 생태계 넷플릭스 중심 재편 우려”
"IPTV 결합상품 위주…점유율 변동 쉽게 변치 않다" 시각도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8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샌즈에서 열린 시 왓츠 넥스트: 아시아(See What's Next: Asia)에서 넷플릭스의 강점과 성장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이미지 확대보기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8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샌즈에서 열린 시 왓츠 넥스트: 아시아(See What's Next: Asia)에서 넷플릭스의 강점과 성장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LG유플러스가 16일 넷플릭스와 제휴해 콘텐츠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그 잠재적 파괴력과 관련 생태계에 미치는 파급력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번 제휴는 한마디로 넷플릭스의 한국 시장 본격 공략의 포문을 연 것으로 해석되며 국내 IPTV업계와 콘텐츠 제작자(CP)들에게 기회이자 위기라고 볼 수 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여개국, 1억37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업체다. 지난해 투입한 자체 콘텐츠 제작비만 무려 80억달러(약 98조144억원)다. 막강한 자본력과 콘텐츠 파워는 물론 팬덤층이 포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2016년 진출해 CJ헬로·딜라이브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진출 이후 영화 ‘옥자’, 예능 프로그램 ‘범인은 바로 너’, ‘유병재의 스탠드업 코미디 스페셜’ 등 국내 자체 제작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내년 초에는 주지훈, 배두나 주연의 ‘킹덤’이 대기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IPTV 및 콘텐츠 업계에 긍정적·부정적 영향


넷플릭스에 한국 시장은 매력적이다. 미국에 비해 시장규모는 작지만 세계최고의 통신서비스망이 그것이다. 이통사들이 속도와 용량 제한없는 무제한 요금제까지 출시해 놓은 마당이다.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는 사용자들이 무제한 요금제로 마음껏 넷플릭스 프로그램을 즐길 마당이 펼쳐져 있다.

넷플릭스와 LG유플러스 서비스를 계기로 본 넷플릿스 긍정적 측면은 무엇보다도 콘텐츠공급사(CP)들의 콘텐츠 제공 창구가 전세계로 확산될 가능성이 넓어졌다는 점이다.

물론 반대급부가 없을 수 없다.

세계최고의 콘텐츠 포식자가 우월적 콘텐츠 타이틀수, 자본력 및 브랜드 파워를 내세워 국내 콘텐츠 공급사에 비해 과도한 수익을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몇 개월간 나돈 얘기는 “국내 CP의 경우 최대 40~50%를 가져가는 반면 넷플릭스는 최대 90%의 수익료를 배분받는다”로 요약된다.

이에대해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등은 국내 콘텐츠 공급자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IPTV와 콘텐츠 제공업체 간 주문형비디오(VOD) 수익 배분율은 통상 5대5 또는 6대4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넷플릭스가 80~90% 가량 챙기는 것으로 알려지며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LG유플러스가 국내 IPTV업계 최초로 넷플릭스와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시작한 만큼 이같은 비정상적인 관행은 계약해지 후 타사와의 계약시에도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의 계약에 따라 가격조건이나 기간에 대해 밝힐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의 계약시 수반되는 종속적 계약 조건 때문이다. 다만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수준보다 유리한 수익 배분조건으로 계약을 했다. 비중을 밝힐 수는 없다”고만 밝히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의 제휴 서비스를 계기로 IPTV시장 점유율 2위까지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시장 점유율은 선두 KT가 50%, SK브로드밴드가 30%, LG유플러스가 20%인 것으로 추계된다. 최남곤 유안타 증권 분석가는 보고서에서 "LG유플러스가 통신업 3위라는 인식이 있지만 적어도 유료방송에서는 1위 자리를 넘볼 수 있을 것"이라며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 간 제휴가 IPTV시장 점유율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IPTV가 인터넷, 휴대폰과 함께 결합상품으로 묶여서 판매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쉽지 않으리라는 점도 계산에 넣어야 한다.

콘텐츠 제작 생태계와 관련해서도 말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겠지만 조만간 국내 콘텐츠 제작 생태계를 흔들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결국 넷플릭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국산 콘텐츠 제작 생태계의 황폐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콘텐츠 공룡이 나선 국내 콘텐츠 시장...정부는?


글로벌 ICT 공룡들이 우월적 지위를 앞세워 일방적 수익배분을 고수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응책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업체의 콘텐츠 경쟁력 우위를 이용해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려고 불리한 조건의 계약을 감수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명분이 마땅치 않고 규제를 가할 근거도 부족해 대응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이같은 상황에 우려감을 보이면서 글로벌 미디어의 국내사업 확장과 관련해 업계에 닥칠 분위기를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정부의 관심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