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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제2본사 선정 후폭풍 …'성의없는' 선택에 실망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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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제2본사 선정 후폭풍 …'성의없는' 선택에 실망 확산

엘리트주의적 이번 결정은 트럼프 달래기 위한 가시적인 행동의 결과

뉴욕과 버지니아를 아마존 제2본사로 선택한 제프 베조스의 선택에 대한 실망이 확산되고 있다. 자료=베조스 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뉴욕과 버지니아를 아마존 제2본사로 선택한 제프 베조스의 선택에 대한 실망이 확산되고 있다. 자료=베조스 트위터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미국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닷컴이 제2본사를 뉴욕과 수도 워싱턴 DC에 가까운 북부 버지니아에 설치한다는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의 결정에 실망이 확산되고 있다. 선택된 두 지역은 유능한 '기술의 보고(寶庫)'로 알려져 있지만 "의외성이 없는 두 도시가 뜻밖에 선택된 것은 미국을 좀 먹는 사회·경제적 균열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아마존은 지난해 북미 지역의 각 도시로부터 '제2본사' 유치를 모집함으로써 지역사회로부터 열광을 일으켰다. 아마존이 약속한 50억 달러(약 5조6715억원)의 투자와 5만명에 달하는 고용 창출은 지역 경제·사회를 활성화시켜 미래 사회의 주역으로 거듭날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해 238개 지역이 아마존의 제2본사 후보에 응모했다.
그러나 아마존이 요구하는 노동력과 문화적 매력, 교통편을 갖춘 곳은 의외로 많지 않았다. 결국 후보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20개소로 좁혀졌으며, 그중 대다수는 상당 규모의 하이테크 산업을 소유하고 있는 곳이었다. 최종적으로 그중에서도 최대 규모라 할 수 있는 두 거점이 선택됐다. 바로 뉴욕과 버지니아다.

뉴욕과 버지니아 당국은 20억 달러(약 2조2690억원) 이상의 세금 우대와 보조금을 아마존에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이 두 거점을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여전히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투기꾼들은 이미 신사옥이 뉴욕 퀸스의 롱아일랜드시티 근교와 버지니아 주 알링턴 인근의 크리스털시티 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땅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도시는 미국 내에서 가장 고용이 과열되어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워싱턴 DC의 실업률은 불과 3.3%인 데다, 2000년 뉴욕에 진출한 구글이 적극적으로 인원을 늘려왔던 것이 이유다. 게다가 아마존은 새로운 본사 직원의 평균 연봉에 대해서 회사 평균 연봉의 5배가 넘는 15만 달러(약 1억7000만원) 이상을 약속했던 것으로 낙점된 두 도시의 고용 경쟁은 극도로 과열될 전망이다.

특히 베조스는 후보에서 탈락한 테네시 주 내쉬빌에 새로운 거점을 마련하여 5000명을 고용하는 방책으로 미 중부 지역에 대한 위로를 보냈다. 하지만 이마저도 세계 최고의 억만장자인 그가 사실상 시골 도시는 그냥 지나쳐 버렸다는 평가가 따르며, 이를 무마하기 위해 내쉬빌에 당근을 던졌다는 부정적인 견해로 해석되고 있다.

그동안 아마존은 굉장한 기세로 세력을 전개하면서 미국의 도시에 고용을 퍼뜨리고 있다. 하지만 그 실상을 살펴보면, 대부분은 저임금의 창고 노동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 이번 신사옥 입찰을 통해 아마존은 비즈니스 획득이 유망할 것 같은 지역에 대한 대량의 데이터와 통찰력을 얻었다. 결국 이것은 몇 년 후 아마존에게 엄청난 배당금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배당을 받는 사람 중 최고는 베조스라는 사실이다.

결국 아마존의 엘리트주의적인 이번 결정은 베조스와 그가 소유한 워싱턴포스트를 자주 공격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달래기 위한 가시적인 행동의 결과였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아마존이 이 모든 무리수를 제치고 뉴욕과 버지니아를 선택했다는 사실에 대한 실망은 미국인들의 신뢰 속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