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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獨 총리, 여당 당수 퇴임…차기 CDU 당수 후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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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獨 총리, 여당 당수 퇴임…차기 CDU 당수 후보는?

13년동안 유럽 정치에 큰 영향을 발휘해온 독일 메르켈 총리의 후계자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자료=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13년동안 유럽 정치에 큰 영향을 발휘해온 독일 메르켈 총리의 후계자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자료=유튜브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독일 중부 헤센(Hessen) 주 의회 선거에서 여당의 득표율이 크게 떨어진 책임을 지고,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29일(현지 시간) 집권 기독교민주동맹(CDU)의 당수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총리로 현재의 임기를 마친 뒤 정계에서 은퇴할 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는 곧 13년동안 유럽 정치에 큰 영향을 행사해온 메르켈 총리의 후계자 레이스의 막이 오른 것을 의미한다. 또한 CDU 차기 당수가 되면 메르켈 총리 퇴임 후 독일 총리 자리도 노릴 수 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수 선거가 열리는 12월 CDU 당대회를 위해 5명이 물밑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현재 CDU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56세의 아네그레트 크람프 카렌바우어(Annegret Kramp-Karrenbauer)가 손꼽힌다. 메르켈 총리가 직접 후계자를 선택할 수 있다면, 프랑스와의 국경에있는 작은 주 잘란트의 전 총리 크람프 카렌바우어를 지명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그녀는 메르켈과 같이 CDU의 진보파에 속하지만 이민이나 동성결혼 등의 문제에서는 보다 더 보수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물론 메르켈의 최측근으로 보여지고 있기 때문에 경계하는 시각도 일부 있지만, 이 같은 보수적인 자세가 CDU 당원의 폭넓은 지지를 모을 가능성이 있다.

또 젠스 슈판(Jens Spahn)은 1980년생으로 38세라는 다소 젊은 나이에 보건장관을 맡고 있다. 메르켈 총리의 온건 노선에 불만을 품은 CDU 보수파의 대표적 정치인이다. 메르켈의 이민 정책이나 이슬람 여성 의류 부르카 착용을 신랄하게 비판함으로써 보수파의 지지를 얻었으며, 그 지지를 기반으로 각료에 지명됐다. 다만 내각에 들어간 이후에는 입김이 무뎌지면서 존재감이 다소 줄어들고 있다.

현재 62세로 메르켈 총리의 정적으로 알려진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도 물망에 올라 있다. 독일 하원 연합 CDU-CSU의 원내총무를 맡은 경험이 있는 메르츠는 메르켈 총리가 최고 권력에 오르면서 내몰린 많은 정적 중 한명이다. 따라서 메르츠에게 12월의 당수 선거는 정치 무대에 복귀하는 호기가 된다.

지난 13년간 메르켈 시대가 계속되면서 메르츠는 정계를 떠나 금융 업계에서 일해왔기 때문에, 당내 친기업 계파와 관계가 깊다. 아직 출마 의사를 명확하게 표명하고 있지 않지만, 출마할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에서 최고 부자 지방 출신인 아민 라스케(Armin Laschet)는 CDU의 최대지지 기반을 가진 노르트라인 웨스트팔렌 주 총리로 현재 57세다. 메르켈 총리의 자유주의 노선을 신봉하는 한편, 우경화에 저항을 나타내는 것으로 당 내부에 깊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일반 당원들에게 충분한 변화를 제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가, 향후 라스케가 당수 선거에 출마할 의사를 굳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45세의 다니엘 권터(Daniel Guenther)는 지난해까지 비교적 무명이었지만, 독일 최북단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 주의회 선거에서 메르켈 총리에게 가치있는 승리를 안겨주면서 유명세를 탔다. 동시에 주의회에서 메르켈 총리가 실패한 친기업 정당 자유민주당(FDP)과 환경 정당인 녹색당과의 연정을 성공시키면서 세력 기반을 다졌다. 중도주의자라 할 수 있지만, CDU가 옛 동독 지역 반자본주의 정당인 좌파당과의 연계를 고려해야한다고 발언한 적도 있어 "선거 유세를 위해 애매한 노선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