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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 KAIST “발전기금은 글로벌 경쟁력 시드머니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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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 KAIST “발전기금은 글로벌 경쟁력 시드머니 역할”

26일 서울서 ‘KAIST 발전 후원의 밤’ 행사...기부문화 확산 계기삼는다
삼성 반도체 신화 주인공 권오현·임형규, 우주비행사 이소연 등 참석

KAIST가 26일 서울에서 KAIST발전 후원의 밤을 갖고 동문과 일반인들의 기부 후원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한편 기부문화 확산에 나선다.(사진=KAIST)이미지 확대보기
KAIST가 26일 서울에서 KAIST발전 후원의 밤을 갖고 동문과 일반인들의 기부 후원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한편 기부문화 확산에 나선다.(사진=KAIST)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26일 밤 서울 남산 제이그랜하우스 젝시가든에서 한국 반도체 신화의 주역 두 사람, 한국 최초의 우주비행사가 만난다. 이 자리에는 20년 전 인기를 끌었던 방송 드라마 ‘카이스트(KAIST)’ 작가와 출연진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공통점은 모두가 이 학교의 명예를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점이랄 수 있다.

KAIST가 주최하는 이날 행사는 ‘KAIST 발전 후원의 밤’이다. 그동안 KAIST를 후원해 온 각계 각층의 기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이에 앞서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초청 설명회를 갖고 KAIST 후원에 밤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굳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것은 KAIST최초의 동문출신 총장인 신 총장의 의지에 따른 것. 김보원 KAIST 기획처장은 이 행사에 대해 “KAIST가 앞장 서서 기부문화 확산을 전파하는 것은 물론 KAIST의 미래가 대한민국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점을 각인시키고 싶어하는 신 총장의 의지가 담겼다”고 귀띔했다. 신성철 총장은 최초의 KAIST 동문 출신 총장이다.

신 총장은 이날 “KAIST는 비전을 세웠고, 혁신도 진행하고 있고, 열정도 갖췄습니다. 이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세계적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합니다. 발전기금은 KAIST가 새로운 분야에 발빠르게 도전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드머니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신총장은 이날 KAIST에 대형 기부를 한 기부자들의 일화도 소개했다.

20년 전인 1999년 어느날 EBS방송을 통해 KAIST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모습에 감동해 300억원을 기부한 대원각(현 길상사)의 고(故) 김영한 여사의 기부 일화, 그리고 반도체장비로 한국벤처의 신화를 쓴 정문술 미래산업 전 회장의 515억원 기부가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출범의 실마리가 된 스토리도 소개됐다. 정문술 전 회장은 “인재들이 나라를 먹여 살릴 때 오겠다”면서 건물 기공식과 준공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신 총장은 “최근 정문술 전 회장이 본인 사후 자신의 부동산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고 말했다. 고(故) 유근철 박사의 일화도 이어졌다. 신 총장은 “어느날 지인을 통해 KAIST 캠퍼스를 방문했던 유 박사는 1만명의 학생들이 있다는 캠퍼스에 학생들이 안보이자 궁금해 하다가 ‘모두 강의실과 도서관에서 연구하고 있다’는 말에 감동받아 578억원이라는 기부금을 쾌척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이와 함께 1000만달러 기부를 약정한 박병준 전 뷰로베리타스 회장, 350억원 기부를 약정한 전 서전농원 대표, 155억원 기부를 약정한 조천식 전 은행감독원 부원장, 100억원 기부를 약정한 한 고(故) 오이원 여사, 900만달러 기부를 약정한 이수영 KAIST발전재단 이사장, 청년 창업활성화 기금으로 100억원 기부를 약정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과학인재 양성을 부탁하면서 75억원 기부를 약정한 조정자 여사, KAIST가 인재를 양성해 국가발전을 이끌어 달라며 50억원 기부를 약정한 손창근 회장 등이 주요 고액 기부자로 차례로 소개됐다.
KAIST가 25일 KAIST발전 후원의 밤을 갖고 동문과 일반인의 기부 후원 확산과 독려에 나선다. (사진=KAIST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KAIST가 25일 KAIST발전 후원의 밤을 갖고 동문과 일반인의 기부 후원 확산과 독려에 나선다. (사진=KAIST홈페이지)

신성철 총장은 지난 3월 기자간담회 때처럼 이날도 중국대학들이 정부의 엄청난 지원을 받으며 재정 문제없이 연구하는 환경에 대한 부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또 싱가포르 난양공대나 스탠퍼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하버드대 동문들의 엄청난 학교발전기금에 대해서도 재차 강조했다.

“중국의 주요 대학들은 2개의 단점을 극복했습니다 첫째로는 재정 부족 문제를 극복했고 둘째로는 두뇌유출을 극복했습니다. 걱정되는 것은 KAIST가 아시아 10위권 내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겠느냐 할 정도로 중국이 무섭게 치고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 대학도 (연구장소를 마련하고 좋은 장비를 마련하는 등)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재원이 필요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기분문화가 조성되고 확산되길 바랍니다.”

신 총장은 KAIST가 세계적 대학이 되기 위해 재원마련이 절실한 이유를 최근 있었던 KAIST교수 스카웃 제의 사례를 통해 소개하기도 했다.

신 총장은 "최근 우리대학의 한 교수가 한 국제학회에서 발표했는데 이를 듣고는 미국 예일대 학과장이 15만달러의 연봉과 연구착수금 200만달러를 제안받은 일이 있다"며 "KAIST 학과장에게 이 소식을 전해듣고 그 교수에게 돈은 적지만 한국에서의 희망을 강조해 붙잡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KAIST는 그동안 3231억원의 발전기금을 모금해 2058억원을 집행했고 1100억원 정도 남아 있지만 여전히 부족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싱가포르의 난양공대만 해도 연간 KAIST(8000억원)의 4배나 되는 3조원의 예산을 사용하며, MIT가 연간 15조원, 스탠퍼드대의 연간 25조원, 하버드대가 연간 37조원의 발전기금을 받고 있다”고 세계적 명문대의 발전기금 현황을 소개하기도 했다.

신 총장은 “26일 밤 행사에서는 권오현(삼성종기원 회장), 임형규(SK텔레콤 고문) 두 분이 굳이 기부액수가 알려지길 원치 않는 가운데 참석한다”고도 밝혔다

권오현 회장과 임형규 고문은 모두 서울대 공대출신이자 KAIST 전기공학 석사를 거쳐 각각 스탠포드대와 플로리다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아 KAIST 동문의 인연을 맺고 있다. 또한 두 사람 모두 삼성반도체 신화를 이끈 핵심 인물이라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임고문은 2011년 KAIST 동문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역시 KAIST 기계공학 석사를 거친 미 유타대 생체공학박사 출신 차기철 인바디 대표도 거액의 기부금을 약속했다고 KAIST 측은 밝혔다.

26일 밤 행사장에는 10년전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비행사로서 우주의 꿈을 심어준 이소연 박사의 우주탐사 10주년 기념 영상도 소개된다. 이소연 박사는 참석자들과의 Q&A를 위해 오랜만에 고국을 찾는다. 이소연 박사는 KAIST 바이오및 뇌과학과 졸업생이다. 또 지난 2000년 10월 SBS TV를 통해 방영돼 KAIST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한 드라마 ‘카이스트’ 방송작가인 송지나 작가, 출연진인 채림, 이민우, 연정훈과 당시 KAIST학생으로서 출연했던 류중희 씨도 참석한다. 이날 행사에는과기처 장관을 2차례 지낸 원자력공학계의 세계적 석학 정근모 박사와 김우식 전 과기부총리를 포함 200명의 내외빈이 참석한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