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경영 체제를 맞이한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협력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것은 지난 8월. 삼성이 완성차 사업을 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하면서 현대차와 경쟁보다 배터리와 반도체를 공급하는 쪽을 택한 것으로 해석됐다.
재계는 두 그룹의 협업 시점을 내년으로 점쳤다. 지난달 승진한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이 명분보다 실리를 중시하는 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오랜 기간 친분을 쌓은 것도 한몫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그동안 수차례 현대차에 러브콜을 보냈지만 (현대 측에서) 삼성이 완성차 사업에 갑자기 뛰어들지도 모른다며 반대한 것으로 안다"며 "정 부회장이라면 삼성의 러브콜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 같은 의견에 차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8월 기아차가 삼성전자와 처음으로 공동 마케팅을 진행한 데 이어 이재용 부회장도 업무용 차량을 쌍용 체어맨에서 현대 제네시스 EQ900으로 바꿨다는 이유에서다.
재계 관계자는 "두 그룹 모두 국내에 기반을 두고 있어 협업하면 굉장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물꼬만 트이면 두 그룹의 협업 분야는 한층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윤진웅 기자 yjwdigita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