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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용융자 드라이브 암초…상폐 발생 부실위험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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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용융자 드라이브 암초…상폐 발생 부실위험 ‘쑥’

코스닥 11개 상장폐지 및 정리매매 홍역
고위험종목 일부 상폐발생, 부실 우려 확대

자료=한국거래소
자료=한국거래소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신용융자에 드라이브를 건 증권사가 암초를 만났다. 신용대출을 위험군 종목으로 확대하며 투자자를 붙잡았다. 하지만 최근 위험군 종목 가운데 일부가 상장폐지돼 담보 부실 위험도 커졌다. 신규 개인고객 확보라는 승부수가 수익성의 발목을 잡는 악수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효자노릇 톡톡 신용융자, 고위험 종목 확대 부메랑


신용융자가 효자에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할까? 최근 신용융자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겉으로는 실적에 긍정적 면이 많다.

최근 신용융자는 브로커리지에 버금가는 압도적 수익원으로 우뚝 솟았다. 상반기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자기자본 8조원으로 사이즈가 가장 큰 미래에셋대우는 1431억원으로 전년보다 46.1% 급증했다

신용거래는 주식 매매거래 시 투자자가 금융투자회사로부터 매수에 대하여는 신용거래융자를, 매도에 대하여는 신용거래 대주를 받아 결제하는 매매거래를 뜻한다.

문제는 이 신용거래융자, 예탁증권담보물 전선에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거래의 담보물은 취득 주식(융자)이나 상장주권이다. 일부 담보주식이 상장폐지되며 이 주식을 담보로 잡은 증권사의 부실위험이 커졌다.

실제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19일 기업심사위원회 결과 우성아이비, 엠벤처투자, 넥스지, 에프티이앤이, 감마누, 지디, 트레이스, C&S자산관리, 위너지스, 모다, 레이젠, 파티게임즈 등 12개사의 조건부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수성, 한솔인티큐브, 디에스케이는 재감사보고서를 제출해 상장을 유지했다. 반면 재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코스닥 11개 종목은 지난달 28일 상장폐지 차원에서 정리매매가 시작됐다. 이 종목들은 이날부터 7거래일 간 정리매매를 거쳐 이달 11일 상장폐지된다.

곤혹스러운 사실은 이 상장폐지 종목들이 신용거래 종목군에 일부 포함됐다는 점이다. 실제 거래 정지 이전 기준 상장폐지에 몰린 15개 종목의 신용융자 잔액은 3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상폐될 경우 산용거래를 해준 증권사도 이 종목들에 물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종목들이 상장폐지되면 담보를 잡았더라도 돈을 빌려준 증권사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예를 들어 1000원으로 담보를 잡았더라도 상폐 정리매매 시 90% 이상 폭락하는 특성상 그 가치는 보통 100원으로 홀쭉해진다. 반대매매에 나서도 주가가 폭락하고, 그마저도 대규모 물량으로 거래를 체결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증권사는 투자자의 상환 가능성을 따져보고 전부나 일부를 대손 처리할 수밖에 없다..

◇코스닥 11개 상장폐지 및 정리매매, 증권사 담보가치 하락 불가피


이에 따라 최근 신용거래 시 주식담보 대상을 고위험군으로 확대하며 고객 확보에 나섰던 증권사가 부담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달 5일 '하나올커버론'을 새로 출시했다고 밝혔다. 일정 조건에 부합하면 주식의 신용거래와 대출을 고위험종목군인 E등급으로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

대상은 연소득이 3000만원 이상인 직장인으로 개인 신용등급이 1~6등급일 경우 누구나 개인 신용등급 하락의 영향없이 1인당 5000만원의 한도 내에서 이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고위험군인 E등급 일부 종목에서 상장폐지가 발생하며, 부실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정리매매 중인 에프티이앤이 등도 E등급 종목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하나금융투자가 단기간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고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전반적으로 종목을 관리하며 모니터링한다”며 “고위험종목군 확대로 단기간에 개인 신규 투자자를 확보하기 위해 마케팅에서 무리수를 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투자는 일부 상장페지종목이 포함됐으나 그전에 조금씩 상환을 받는 등 손실을 최소화 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담보유지비율이 떨어질 때마다 반대매매가 나간다”며 “특히 위험종목군은 매일 엄격하게 담보를 체크한 뒤 이상 징후가 생길 때마다 반대매매를 통해 회수해서 증권사 입장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신용거래융자 시 E등급 종목은 담보유지비율이 170%로 타이트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또 “중간중간 환수조치를 하더라도 기초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면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대손처리를 한 무담보미수채권으로 잡은 뒤 금액에 관게없이 회수하지 못하면 법적인 절차를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