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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남북정상회담]‘평화=전쟁 없는 한반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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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남북정상회담]‘평화=전쟁 없는 한반도 시대’

동창리 시험장·미사일 발사대 영구 폐기...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추가 조치 용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9월 평양선언문'에 서명한 후 합의서를 교환하고 악수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이미지 확대보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9월 평양선언문'에 서명한 후 합의서를 교환하고 악수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평화, 새로운 미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밝힌 평양공동선언의 핵심이며, 이번 정상회담의 우리측 슬로건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두 번째 정상회담을 마치고 ‘9월 평양공동선언’에 합의했다. 남북 정상은 이날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합의문에 서명하고 이어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선언문 합의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선언문 합의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평화=전쟁 없는 한반도 시대’


문 대통령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의 슬로건인 '평화, 새로운 미래'에서 ‘평화’에 해당되는 부분의 결과를 밝힌 셈이다.

문 대통령은 “남과 북은 오늘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위험을 없애기로 합의했다”며 “남과 북은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을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2차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김 위원장이 찾아와 배석자 없이 두 정상만 회의장에 입장해 단독으로 진행됐다.

회담 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회담장으로 다시 공동 입장해서 합의서에 서명 한 후 합의문을 교환했다.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남북 군사 분야 최고 책임자인 남측에 송영무 국방장관과 북측에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군사 분야 합의서에 서명했다.

앞서 남북은 지난 13~14일 판문점에서 제40차 군사실무회담을 열고 ‘군사분야 합의서’ 최종조율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

남북정상은 합의문 서명식 뒤 기자회견장으로 자리를 옮겨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결과 발표기자회견은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선언문 합의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선언문 합의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김 위원장도 기자회견에서 “수십 년 세월 지속되어 온 처절하고 비극적인 대결과 적대의 역사를 끝장내기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채택하였다”며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계각층의 래왕과 접촉 다방면적인 협력, 다양한 교류를 활성화하여 민족 화해와 통일의 대화가 더는 거스를 수 없이 북남 삼천리에 영유히 흐르도록 하기 위한 구체적 방도도 협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며 ”우리는 분단의 비극을 한시라도 빨리 끝장내고 겨레의 가슴 속에 쌓인 분열의 한과 상처를 조금이나마 가실 수 있게 하기 위하여 평화와 번영으로 나가는 성스러운 여정에 언제나 지금처럼 두 손을 굳게 잡고 앞장서서 함께해 나가자“고 다짐했다.

◇“한반도, 핵무기·핵위협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남북정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남북은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하였다”고 명시했다.

북한 핵 위협의 상징적 대표적 시설 중 하나인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영구히 사라지게 되었다.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는 무수단 미사일 발사장과 함께 수차례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용된 대표적 핵 무력 시설이다.

미사일 발사장은 지난 2000년 무렵부터 평안도 철산군 서해안에 건설해왔다. 미국의 위성사진업체가 촬영한 뒤 공개하면서 2008년 처음으로 존재가 알려졌다.

2009년 쯤 완공된 동창리 기지는 북한의 무수단리 기지보다 규모도 크고 연료주입 시설 등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필요한 부대시설이 현대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 10층 높이의 미사일 지지대가 있으며 발사장 2곳과 관제센터, 조립공장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동창리 기지는 평양에서 200km, 영변 핵시설로부터는 70km 거리로, 핵 장비의 접근이 쉽다는 점도 긴장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영변에서 개발한 핵탄두를 옮겨 미사일에 장착한 뒤 발사하기에 사실상 최적의 장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무수단리가 함경북도 동해 연안에 위치해 미군기의 정찰 활동에 쉽게 노출되는 반면 동창리는 서쪽 중국과 맞닿아 있어 근접 정찰이 쉽지 않다는 장점도 있다.

여기에 대부분의 시설이 자동화돼 짧은 시간에 여러 발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또 동창리 기지에서 각도를 조절해 발사하면 미사일이 일본 영공을 거치지 않고 한국과 중국의 영해 사이를 거쳐 태평양의 미군기지가 있는 괌 방향 쪽으로 날아갈 수 있다.

북한이 서해 위성 발사장으로 부르는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은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본산이자 대표적인 발사장이다.

문 대통령은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 말했다.

북한에서 가장 큰 핵시설이 들어서 있는 영변 원자력 연구소는 평양에서 북쪽으로 103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2008년 6월 영변 원자력 연구소를 가장 시각적으로 상징하고 있는 냉각탑을 폭파했다.

현재 영변 원자력 연구소에는 영변 IRT-2000,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 영변 30메가와트 원자로 총 3개의 원자로가 설치돼있다.

영변 원자력 연구소는 원전의 폐연료봉을 재 처리해 핵무기용 플루토늄과 핵연료봉 등 많은 핵무기들이 생산되고 있다.

영변 지역 주민들은 연구소의 방사능 때문에 평균 수명이 50세 전후이며, 불임이나 기형아 출산 등의 사례도 많다고 한다.

김 위원장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 정신에 따라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취해나갈 용의가 있다”고 표명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4·27 판문점선언 이행 조치 과정에서 발생했던 논란을 염두에 두고 합의서 문안을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선언 이행 차원에서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기할 당시 전문가 검증 없이 진행됐다는 점 때문에 불신을 해소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오늘 한반도 비핵화의 길을 명확히 보여주었고 핵무기도, 핵위협도, 전쟁도 없는 한반도의 뜻을 같이 했다”며 “온 겨레와 세계의 여망에 부응했다“고 김 위원장에게 경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남북관계는 흔들림 없이 이어져갈 것”이며 “이제 평양회담의 성과를 바탕으로 북미 간 대화가 빠르게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면서 이번 회담의 성과를 토대로 북미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했다.

그는 “북미 양국은 끊임없이 친서를 교환하며 서로 간의 신뢰를 거듭 확인해 왔다”며 “양국 간 정상회담이 조속히 이뤄지고 양국이 서로 합의할 수 있는 지점을 찾을 수 있도록 우리의 노력도 다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김재영 기자 jay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