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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금리경쟁 확산…역마진 우려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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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금리경쟁 확산…역마진 우려 고개

한국투자증권 적립식 발행어음 연3%로 포문
하나금융투자 등 중소형사 특판RP로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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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운용구조, 자료=미래에셋대우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증권사의 고금리 경쟁이 불붙고 있다. 발행어음 라이선스를 보유한 대형 증권사는 금리를 올리며 포문을 열었다. 중소형사는 특판RP로 대형사에 반격하고 있다. 특판RP의 경우 연 5%의 파격적 금리를 제시하며 역마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호 발행어음사업자 한국투자증권 적립식 발행어음 수익률 3%로 인상


증권사 금리 경쟁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1호 발행어음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이 적립식 발행어음의 수익률을 인상하며 금리 경쟁에 합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일 적금처럼 적립할 수 있는 ‘적립식 퍼스트 발행어음’을 신규 출시한다고 밝혔다. 발행어음은 발행사가 직접 발행하고 고객에게 원리금을 지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금융상품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신용으로 발행되며 예금자 보호는 하지 않는다.

눈에 띄는 대목은 연 3.0% 수익률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앞서 발행어음 후발주자인 NH투자증권 적립식 상품(NH QV 적립형 연 2.5%)보다 0.5%포인트 높다.

가입 대상은 개인 고객으로 누구나 1인 1계좌로 가입 가능하며 월 적립금 최소 10만원 이상 최대 1000만원까지 1년간 정액 적립식으로 납입할 수 있다.

전태욱 한국투자증권 종합금융담당 상무는 “저금리 기조에서 안정적인 적립식 수익을 추구하는 개인 고객의 자산증식을 위해 적립식으로 투자가 가능한 ‘적립식 퍼스트 발행어음’을 선보였다”며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발행어음 라이선스가 없는 중소형 증권사의 반격도 만만치않다. 금리 파괴력 측면에서 이보다 앞선다.

반격의 발판은 고금리 특판RP다. 하나금융투자는 특판RP ‘김미파이브2(Give me Five 2)’ 이벤트의 한도를 기존 300억원에서 100억원 증액해 추가로 모집한다고 지난 3일 밝혔다.

무엇보다 연 5%의 파격적인 금리가 최대 매력이다. 월 저축형 RP상품으로 가입일로부터 1년간 납입이 가능하다. 지난달 13일부터 실시된 ‘김미파이브2(Give me Five 2)’ 이벤트는 시작한 지 2주 만에 신규계좌 5000개가 모이면서 조기 완판되기도 했다.

단 대상은 신규 고객 또는 전전월 말 기준으로 총잔액 30만원 미만 고객만 가입할 수 있다. 1인당 월 50만원 한도로 최대 6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5%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3%대의 특판RP를 내놓는 증권사도 즐비하다. 신한금융투자는 판교지점 이전과 함께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을 판매한다고 지난달 16일 밝혔다. 개인 3.5%(개인당 1000만원 한도, 31일물 최대 4개월 연장 가능), 법인 2.1%(법인당 1억원 한도, 최대 3개월 연장 가능)다.

KB증권도 대규모 특판RP를 판매했다. 지난 6월 신규 및 휴면 고객(1년 이상, 잔액 10만원 미만) 대상 ‘총한도 5000억원의 규모의 특판RP 2차(개인 연 3.0%, 법인 연 2.3%)를 판매했으며 완판에 성공했다.

◇투자처 다양한 발행어음 마진 부각, RP는 투자대상 제한으로 수익률 제고 한계


고금리상품의 인기에도 그늘이 있다. 바로 팔수록 손실을 입는 역마진이다. 역마진의 가능성은 상품구조상 투자처가 많은 밸행어음보다 투자처가 제한적인 특판RP가 앞선다.

발행어음은 조달 자금 대비 운용 성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방식으로 운용 역량에 따라 마진을 올릴 수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스프레드마진이 1~1.5%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의 케이스를 보면 명목마진은 2%, 실질 마진은 1.5%가량으로 나타났다“며 “신용등급 A 이하 채무증권, 중견•중소기업 대출 등 중소기업 등에 절반 이상 투자해야 하며 인수금융, 구조화금융 등 투자처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반면 특판RP는 투자 대상이 많지 않아 일정 범위에서 수익률이 픽싱된 구조다. RP 자체가 일정 기간이 경과한 후 일정한 가격으로 동일채권을 다시 매수하거나 매도하는 조건으로 약정 수익 금액을 지급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최근 RP수익률이 연1.50% 안팎이고, 주요 운용 대상이 금리 차이가 크지 않은 국공채, 통안채임을 감안하면 ‘3% 수익률’에서는 역마진이 불가피하다.

예를 들어 연 5.0% 금리를 주는 RP(시장RP수익률 1.5% 기준)를 100억원어치 판매했다면 액면으로 보면 역마진율은 3.5%로 3억5000만원의 역마진을 감수해야 한다.

채권전문가는 “RP는 안정성이 높은 국고채 및 통안채 위주로 운용할 수밖에 없다”며 “금리변동폭이 좁아 평균 RP운용 마진 수익률도 시장 평균 대비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고금리상품을 계기로 무료 거래수수료 경쟁 등 출혈경쟁이 WM 부문으로 확산될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특판RP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해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팔아야 남는다”며 “금리를 보고 가입한 투자자는 보수적 성향이 강해 연계금융상품 판매로 이어질지 미지수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역마진보다 신규 고객 확보 등 마케팅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비용적으로 큰 문제가 없으며 약간의 역마진이 나도 고객을 확보할 수 있으며 자산관리 쪽으로 잠재 고객군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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