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희성전자는 최근 중국 광저우 공장에 약 100억원을 투자해 증설에 나섰다. 내년 1분기 완공이 목표다.
하지만 최근 LG디스플레이가 OLED로 방향을 틀면서 희성전자도 타격을 입게 됐다. 중국의 LCD 공세로 판매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를 중심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에서 8.5세대 OLED 생산공장을 짓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파주공장에 건설 중인 10.5세대 라인도 곧바로 OLED 생산라인으로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대형 OLED 생산량이 월 16만장까지 늘어나는 셈이다.
OLED로의 사업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희성전자로부터 BLU 매입량도 줄었다. 지난 2012년 전체 소재 매입량 중 약 31%를 차지하던 BLU 매입량은 작년에 20%대로 떨어졌다.
중국발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이상 LCD 업황은 더욱 안 좋아질 전망이다. 결국 희성전자가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게 되자 OLED 관련 설비 투자를 진행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일각에선 희성전자가 BLU 증설에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옌타이와 쑤저우 법인에서 생산했던 BLU를 광저우로 일원화하기 위함이다. 희성전자는 옌타이 법인의 BLU 생산 설비 매각 절차를 진행해왔다. 지난해 4월에는 쑤저우 법인을 청산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주력하는 화이트 방식의 OLED(WOLED)는 유기물과 봉지재 등 소재 비율이 60%를 넘으나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은 외국에 뒤떨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 여부가 대형 OLED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만큼 관계사인 희성전자가 관련 투자를 추진했다는 추측이다.
희성전자의 광저우 공장 투자로 구 회장의 OLED 전환 계획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LG디스플레이는 LG그룹의 ‘아픈 손가락’이다. LG화학과 LG전자가 호실적을 낸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올 들어 두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구 회장 입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이 절실한 가운데 구 회장의 친부인 구본능 회장이 이끄는 희성전자가 지원 사격에 나선 셈이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