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해외서 희비 엇갈려… 현대家 부진, 삼성家 약진

[글로벌이코노믹 백승재 기자] 올 상반기 건설업계 해외시장 성적은 전체적으로 전년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건설사별로는 희비가 엇갈린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수주액이 작년동기대비 절반 수준에 그친 데 반해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은 2배 이상 뛰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 30일까지 가장 많은 수주액을 기록한 건설업체는 삼성엔지니어링(5조9900억원)이다. SK건설(3조151억원)과 삼성물산(2조7800억원)이 뒤를 이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수주액이 전년동기대비 4배가량 늘었으며, SK건설은 2배가량, 삼성물산은 2.7배 늘었다.
포스코건설도 지난해 2771억원이던 해외 수주액이 1조3400억원으로 뛰었다. GS건설은 약 8860억원을 수주하며 전년동기대비 4.4배 늘었다. 쌍용건설은 싱가폴 WHC병원 신축공사 수주 등을 통해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회복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같은 기간 1조6600억원 갸량을 수주해 4조9000억원 이상이던 전년동기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현대건설은 9300억원 대 수주액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절반을 기록했다. 대림산업은 전년동기대비 8% 수준의 수주액을 기록하며 시공능력평가 기준 10대 건설사 중 가장 부진했다.

해외에서 건설사별 희비가 엇갈린 이유 중 하나는 시장의 변화다. 투자개발형 사업 비중이 늘어나면서 도급사업 수주가 힘들어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건설사들의 주 무대였던 중동지역 발주가 줄어들면서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린 건설사들의 실적이 약진한 것으로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투자개발형 사업 비중이 늘어나면서 도급사업 수주전이 치열해졌다”면서 “업체별로 주력공종이 달라 시장 상황에 따른 실적 변화도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용광 해외건설협회 사업관리실장은 “해외시장이 회복세에 있어 상반기 수주액 만으로 업체의 성적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남미와 유럽 등 새 시장 개척을 적극적으로 하는 업체들이 있다. 기존 사업지에서도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려 힘쓰는 업체들이 수주성적이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이어 “보수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업체들보다는 적극적인 업체들이 성적이 좋은 편”이라며 “최근 정부에서 바뀐 시장에 맞게 투자개발형 사업 지원을 많이 하는 만큼 대형건설사들이 투자개발형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