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증기담배)의 판매량은 3140갑으로 전체 담배판매량 가운데 9.7% 비중을 차지했다. 전자담배 판매량의 비중은 올 들어 10% 내외를 맴돌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전자담배의 비중이 4.2%였는데 6개월 만에 5.1%나 상승했다.
하지만 전자담배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게 생겼다. 이미 경고그림과 관련해 마찰이 있었던 가운데, 정부는 전자담배에도 니코틴이나 타르 등 유해성분 함량을 표시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헬스플랜 건강검진종합계획‘을 세우고 오는 2020년까지 19세 이상 성인 남성 흡연율을 30% 아래로 떨어뜨리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일반 담배를 포함해 전자담배도 규제의 대상이다.
최근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발암물질의 양이 크게 차이가 없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정부가 힘을 받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연구팀에서 ‘흡연과 구강암 위험성의 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팀은 성인 4만9000명을 대상으로 일반 담배 흡연자, 무연 담배 흡연자, 비흡연자로 나누어 소변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일반 담배, 무연 담배에 관계없이 흡연자의 체내 니코틴 수치는 높게 나타났다.
특히 담배특이나이트로사민(TSNAs) 수치가 일반 담배보다 씹는담배, 전자담배를 포함한 무연 담배류에서 높게 나타났다. TSNAs는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발암성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무연 담배에서 구강암의 원인이 되는 발암물질이 더 많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처는 국내 판매 중인 필립모리스사의 '아이코스'(앰버)와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의 '글로'(브라이트 토바코), KT&G의 '릴'(체인지) 등 궐련형 전자담배 3종의 1개 제품 배출물에 포함된 니코틴, 타르 등 11개 유해성분을 분석한 결과 일반 궐련 담배와 마찬가지로 포름알데히드·벤젠 등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다만 벤조피렌 등 5개 발암물질은 일반 담배의 0~28.0% 수준이었다.
전자담배는 필립모리스사의 ‘아이코스’ 출시를 시작으로 지난해 5월부터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 유해성분 함량 표시 의무 대상에서 빠져있다.
담배업계는 단연 정부의 이러한 방침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한국담배협회는 지난 5월 정부의 방침을 따를 수 없다며 전자담배의 경고 그림의 경우 세계 첫 사례라는 점을 들어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필립모리스는 일반 담배를 피우다 전자 담배 ‘아이코스’로 바꾼 흡연자 500여명을 반년 간 조사한 결과 심장병, 암, 호흡기 질환 등 8가지 질병 위험이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6월 발표했다. 식약처가 전자담배에서 일반담배보다 더 많은 타르 성분이 나왔다는 발표에 대한 반격인 셈이다.
특히 필립모리스는 타르의 단순 수치만 주목한 정부의 발표에 유감을 표했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타르는 담배를 피워 나온 연기에 수분과 니코틴을 제외한 잔여물의 총량을 지칭하는 것일 뿐”이라며 “단순 수치로 유해성을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필립모리스는 오는 30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필립모리스는 세계적인 종양학 권위자인 데이비드 카야 박사를 초청해 ‘전 세계 암 발생 현황과 흡연이 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한다. 또한 PMI 과학연구 최고책임자인 마누엘 페이스치 박사의 ‘폐암 발병 관련 일반담배와 전자담배 비교 실험’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기자간담회를 통해 과연 담배업체는 정부와 비흡연가들에게 담배의 또 어떤 건강성에 대해 어필할지 주목되지만 소비자들의 혼란은 계속 가중될 전망이다.
김혜림 기자 hr073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