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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교도소 파업 '초읽기'…17개주 수감자, 교도소 환경 개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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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교도소 파업 '초읽기'…17개주 수감자, 교도소 환경 개혁 요구

수감자 투표권‧재활 서비스 확대도 요구…9월 9일까지 이어질 전망

미 교정행정 역사상 최악의 사태로 꼽히는 1971년 9월 아티카 중죄인 교도소 폭동 장면.이미지 확대보기
미 교정행정 역사상 최악의 사태로 꼽히는 1971년 9월 아티카 중죄인 교도소 폭동 장면.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미국 전역의 교도소에 수감 중인 죄수들이 8월 21일(현지 시간)부터 대대적인 파업에 돌입한다. 열악한 교도소의 환경 개혁을 목적으로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단식 연좌 농성을 벌일 계획이다.
시위자 대변인 아마니 사와리(Amani Sawari)는 미 인터넷매체 복스(Vox)와의 인터뷰에서 "번호판에서부터 우리가 먹는 패스트푸드, 그리고 쇼핑하는 매장까지 모든 분야와 산업은 교도소에 의해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다"며 "국민은 자신이 소비하는 달러가 교도소 산업 단지를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지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적인 규모의 이번 파업은 세계산업노동자동맹(IWOC)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투옥된 수감자 권리 옹호자 집단인 자일하우스(Jailhouse)의 변호사들이 대변하고 있다. IWOC 웹사이트에 기재된 요구사항 목록에는 형을 집행 중인 수감자들과 구류자, 전과자에 대한 투표권을 포함해 교도소 환경 개혁, 재활 서비스 확대 등이 포함됐다.

파업이 시작되면 전국 수감자들은 일체의 노동을 거절할 것이며, 일부는 교도소 환경 및 노동 문제에 관심을 일으키기 위해 단식 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사와리는 "수감자들의 노동 없이는 감옥을 운영할 수 없으며, 수감자들은 노동을 통해 우리 사회의 기여자로 평가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복스 또한 기사에서 수감자들에게 낮은 임금을 지불하는 것은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습이라고 지적하며, "수감자들은 때때로 시간당 1달러도 벌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연방 교도소 노동력을 이용하는 미국 정부 소유의 기업 유니코어(UNICOR)는 근로자들에게 시간당 겨우 23센트에서 1.15달러의 급여를 지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7개 주에서 계획된 이번 수감자 항의 시위는 지난 4월 7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당한 사우스캐롤라이나 남자 전용 교도소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에 대응하여 조직됐다. 당시 폭력 사태가 발생한 후 사우스캐롤라이나 수감자들과 교도관 변호사들은 파업 요구를 공개하며, "교도소의 비인간화 환경에 대한 관심을 끌기 위해 뭔가 조치를 취하길 원했다"고 사와리는 덧붙였다.

한편, 파업이 계획대로 실행되면 43명이 사망해 미 교정행정 역사상 최악의 사태로 꼽히는 1971년 아티카 감옥(Attica Prison) 폭동 기념일인 9월 9일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당시 아티카 재소자들은 28개 요구조건을 걸고 주 정부와 협상을 시도했다. "한 달에 한 개씩 지급되는 두루마리 휴지를 늘려달라" "주 1회 샤워를 허락하라"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라" 등을 요구했다. 이번 시위의 요구사항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