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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마비 여성환자, 남성 의사 치료 거부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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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마비 여성환자, 남성 의사 치료 거부해야 하는 이유?

여성환자 사망률 남성의사에서 더 높아

심장 발작 여성 환자에 대해 여성 의사보다 남성 의사가 치료한 환자가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심장 발작 여성 환자에 대해 여성 의사보다 남성 의사가 치료한 환자가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심각한 심장 발작을 경험한 여성이 반년 이내에 사망할 확률은 남성의 2배에 달한다. 특히 여성 의사가 치료한 환자보다 남성 의사가 치료한 환자가 사망률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장마비 여성 환자들은 가능한 여성 의사를 찾는 것이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연구팀은 지난 7월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심장마비 사망률에 남녀의 차이가 있으며, 특히 여성이 심장 발작을 일으킨 경우 치료 및 진단을 담당하는 의사의 성별이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 결과는 8월 6일(현지 시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으며, 전 세계 저명한 의사들의 견해가 이어졌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서는, 여성은 가슴 통증을 수반하지 않는 심장 발작을 일으키기 쉬우며, 도움을 청하는 타이밍이 대체적으로 남성보다 늦는 것이 사망률을 높이고 있었다. 또 여성의 심장 발작은 불안 장애로 오진되어 초기 치료가 늦어지는 경향이 있으며, 그로 인해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률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미네소타 대학 브래드 그린우드(Brad Greenwood) 박사 연구팀이 진행한 새로운 조사에서 여성 환자의 사망률을 높이는 또 다른 원인으로 의사의 성별이 관계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1991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 플로리다의 응급실 의료 기록을 통해 병원에서 사망한 환자의 나이, 성별, 건강 문제를 포함 응급실에서 처음 담당한 의사가 여성인지 남성인지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58만명 이상의 환자 중 11.9%가 심장 발작으로 입원해 치료 중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추가 조사를 진행한 결과, 여성 의사가 담당한 경우 남성 환자나 여성 환자의 생존율은 비슷했다. 하지만, 남성 의사가 담당한 경우는 달랐다. 환자 중 특히 여성 환자의 생존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의사가 치료를 담당한 여성 환자는 여성 의사가 치료를 담당한 남성 환자에 비해 생존율이 1.5% 정도 낮았다.

그린우드 박사는 이러한 차이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여성 의사는 자신의 경험을 환자와 공유하면서 심장마비 치료에 임하고 있는 것이 이유가 아닌가"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또 "이 조사 결과는 심장마비 생존율에 있어서 남녀의 불평등이 존재하는가를 시사하고 있다"며, "현재 많은 의사는 남성이기 때문에 응급실에서 여성 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영국 리즈 대학의 순환기과 소속 크리스 게일(Chris Gale) 교수는 "미국의 데이터에 근거한 결과로 다른 나라의 의료 시스템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올지 여부는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여성의 심장 발작 증상은 변칙적이며, 의사의 성별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소에 의해 초래되기 때문에 "남성 의사에 의해 여성의 심장 발작이 적절히 치료되지 않는다는 결과에 묶여있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