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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ELS발 공포…증권사 대규모 운용손실 “두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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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ELS발 공포…증권사 대규모 운용손실 “두번은 없다”

홍콩H지수 연중 최저치, 기초자산발행 쏠림 부담
자체헤지비중 감소, 대규모 운용손실가능성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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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홍콩 HSCEI지수발 ELS 공포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홍콩H지수가 급락한 탓이다. 이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녹인(knock-in: 원금손실 발생구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홍콩H지수 ELS의 쏠림현상이 재연되는 것도 부담이다. 그렇다고 과거의 악몽이 재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난 2015년 홍콩H지수가 급락해 ELS운용에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 증권들이 백투백 헤지 비중을 늘리며 리스크관리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ELS로 두 번 다시 쓴눈물을 흘리지 않을 전망이다.

◇ 녹인까지 약 2000포인트 여유 “아직 걱정할 때 아니다”


홍콩 HSCEI지수발 ELS 쓰나미가 닥칠지 증권사는 초긴장상태다. 무엇보다 기초자산인 홍콩 HSCEI지수가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H지수는 지난 20일 55.22포인트(-0.52%) 하락한 1만523.24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다시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며 1만500포인트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문제는 단순히 홍콩H지수 급락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심각한 것은 홍콩H지수 급락에 따른 나비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다. 특히 이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비중이 높아 후폭풍도 우려된다.

실제 월간 ELS발행 규모 대비 홍콩HSCEI지수 점유율은 지난 2월 66.1%, 3월 67.1%, 4월 72.0%, 5월 73.1%, 6월 79.8% 등으로 급증했다. 이처럼 기초자산인 홍콩 HSCEI지수가 급락한 데다, 발행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늘며 ELS발 녹인에 대한 공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불안할 뿐 숫자로 따지면 ELS 녹인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KB증권에 따르면 발행 지수대별 규모는 대부분의 HSCEI지수 ELS는 1만2000~1만2500포인트에서 발행되었다.

홍콩HSCEI지수가 고점 대비 20% 하락했으나 지난 1월 이례적으로 급등한 고점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수대는 1만2500포인트 언저리다.

한술 더 떠 HSCEI지수 1만3500포인트에서 발행된 ELS을 따져도 실제 녹인발생까지엔 한참 못미친다. 1만3500포인트서 발행된 ELS의 녹인 기준은 아무리 공격적인 상품이라고 하더라도 40%선으로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도 녹인 시작점을 계산한 최초 손실 발생지점은 8100포인트 수준이다.

현재의 HSCEI지수 1만712.64포인트와 비교해도 아직 하방으로 약 2000포인트 이상의 여유를 가진 셈이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주요 ELS의 발행 지수대가 1만2500포인트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떨어진 HSCEI지수보다 하방으로 24.39% 여유가 있다”며 “8100포인트라는 지점도 시작점일 뿐, 실제 대규모 녹인은 7000포인트 중반 이하에 존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자체 헤지 비중 낮춰 리스크 사전에 감소, 운용마진보다 리스크관리 강화


녹인 발행하더라도 과거 2015년 악몽이 재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지난 2015년 홍콩H지수 급락 당시 홍콩H지수 기초자산 ELS를 풀로 늘렸던 대부분 증권사들이 ELS관련 운용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운용 위험이 큰 자체 헤지를 줄인 상황이다. ELS헤지의 경우 크게 자체 헤지와 백투백 헤지로 나뉜다. 자체 헤지는 발행 증권사가 직접 채권, 예금, 주식, 장내외 파생상품등을 매매함으로써 관련 리스크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백투백 헤지는 발행한 파생결합증권과 거의 동일한 조건으로 다른 거래상대방(주로 외국 금융회사)과 장외 파생거래를 맺어 기초자산 가격변동 리스크 등을 거래상대방으로 이전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가운데 손실로 이어지는 시한폭탄은 증권사의 자체 헤지다. 자체 헤지는 운용성과에 따라 발행사가 마진(판매수수료)을 더 많이 챙기는 반면 운용리스크가 크다는 약점이 있다

그간 증권사는 운용마진을 창출하는 자체 헤지를 선호했다. 하지만 2015년 홍콩H지수 급락 당시 자체 헤지를 풀한도로 늘린 증권사가 직격탄을 맞으며 상황은 역전됐다.

그 계기는 ELS 발행잔액을 1조9000억원까지 확대한 한화투자증권이다. 자체 헤지에 실패하며 막대한 ELS 운용손실이 발생했다. 그 여파로 당시 적자로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 1분기 65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대부분 증권사들은 자체 헤지 비중을 낮추고 백투백 헤지의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특히 ELS발행이 많은 대형증권사 중심으로 자체 헤지 비율은 70%대에서 최근엔 30% 수준으로 낮추며 ELS운용위험관리에 신경쓰고 있다.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자체 헤지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능력의 차이로 이익 또는 손실을 볼 수 있다”며 “자체 헤지는 여타 상품 대비 큰 운용수익이 뒤따르지만 최근 홍콩H지수의 운용 여건이 좋지 않아 운용 시 예상 외의 손실발생을 피하기 위해 자체 헤지 비율을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홍콩H지수가 추가로 하락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증권사에 미치는 후폭풍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파생전문가는 “운용마진 수익을 창출하면서 부채와 자산가치를 동일하게 맞추는 완벽한 헤지는 불가능하다”며 “최근 자기자본 대비 자체 헤지 잔액 비율도 낮아지고 있어 헤지 운용에 따른 손실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