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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마디에 외환시장 '불똥'…무역전쟁 이어 통화전쟁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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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마디에 외환시장 '불똥'…무역전쟁 이어 통화전쟁 시작되나?

통화전쟁, 주식과 원유·신흥 시장 자산 위험에 노출시킬 듯

트럼프의 말 한마디가 외환 시장에 '불똥'을 튀기면서 그동안의 무역 마찰이 통화전쟁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의 말 한마디가 외환 시장에 '불똥'을 튀기면서 그동안의 무역 마찰이 통화전쟁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통화전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트위터의 게시물에서, 통화와 금리를 부당하게 낮은 수준으로 조작해 왔다고 중국과 유럽연합(EU)을 비판했다. 이날 위안화 환율이 달러 대비 급락해 1년 만에 1달러당 6.80위안을 넘어섰는데, 이러한 상황이 조작의 배경이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중국 인민은행(중앙은행)이 위안화 하락에 제동을 걸기 위해 시장에 개입한 징후는 거의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므누신 재무장관 또한 혐의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주의깊게 주시하고 있는 단계라는 견해를 나타났다. 아무런 정황이 드러나지 않은 채 트럼프가 내뱉은 말 한마디가 세계 무역전쟁을 통화전쟁으로 확대시키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세계 2대 경제체인 미국과 중국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벼랑 끝 외교전술을 펼치면서, 미중의 통화를 둘러싼 분쟁이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고 달러와 위안화 이외의 통화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또한 현재의 세계 금융 질서도 위협받고 주식에서 원유, 신흥 시장 자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타격을 받을 우려도 함께 고조됐다.

지난 5년간 월가의 환율 전략가로 매년 상위에 랭크되었던 옌스 노드빅(Jens Nordvig, 데이터 업체 엑스안티 데이터(Exante Data)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은 "진짜 위험은 세계 무역과 통화의 협조 체계가 폭넓게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24시간 동안의 발언이 무역전쟁의 위험을 통화전쟁으로 확대 전환시키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 그룹의 전 수석 환율 전략가로, 현재는 국제금융협회(IIF)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맡고 있는 로빈 브룩스(Robin Brooks)는 "경제 성장에 대한 불신감이 고조됨에 따라 위험 자산과 원유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러시아 루블과 콜롬비아 페소, 말레이시아 링깃 등 원자재 수출국의 화폐가 특히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아시아 전체 국가의 통화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므누신 재무장관은 "중국의 환율이 미국에 부당한 우위성을 갖는 것은 틀림없다"고 지적하며, "우리는 그들이 통화를 조작하지 않는지 매우 주의깊게 검토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트럼프의 말 한마디가 외환 시장에 '불똥'을 튀기면서 그동안의 무역 마찰이 통화전쟁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