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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美 이란 원유수입 금지에 한화토탈·SK인천·현대오일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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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美 이란 원유수입 금지에 한화토탈·SK인천·현대오일 '비상등'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미국이 동맹국에게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하도록 요구하면서 정유·석유화학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란산 원유 비중이 높은 한화토탈과 SK인천석유화학, 현대오일뱅크가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27일 “미 동맹국들이 이란으로부터의 원유수입을 ‘제로’ 수준으로 줄이도록 하고 있다”며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과 관련해 면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의 원유 공급이 불안해지면서 국내 정유·석화업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이란산 원유 수입 비중이 높은 한화토탈과 SK인천석유화학, 현대오일뱅크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한화토탈은 올 1분기 이란산 원유 934만5616배럴을 수입했다. 수입 원유의 절반 이상이 이란산으로 전체 정유·석화업계 중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어 SK인천석유화학과 현대오일뱅크(현대케미칼 포함)는 1분기 수입량 중 이란산 원유 비중이 21%로 2위였다.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 1분기 436만4606배럴을 수입했다. 현대오일뱅크와 자회사 현대케미칼은 각각 437만536배럴, 638만2000배럴을 도입했다. SK에너지는 1분기 수입량 중 이란산 원유의 비중이 5.3%였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이란산을 수입하지 않았다. 최대주주가 미국 쉐브론과 사우디 아람코인 만큼 이란산과 거리가 멀다.

국내 업계는 그간 타국 원유보다 저렴하고 석유화학제품의 주원료인 나프타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어 이란산을 선호해왔다. 국내에 들어오는 이란산 원유의 70%는 초경질유(콘덴세이트)다. 이 유종을 가공하면 나프타가 80%가량 나온다. 일반 원유보다 추출률이 60%나 높다.
업계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가 저렴하고 국내 석유화학 설비에 가장 적합한 성분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의 제재가 현실화하면 정유·석유화학사들은 원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유업계는 '울며 겨자먹기'로 원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화토탈은 카타르를 주목하고 있다. 카타르는 초경질유가 풍부하다. 2016년 이란의 경제제재가 풀리기 전까지 카타르산을 주로 사용해왔다. 올해 1분기에만 카타르에서 514만 배럴을 수입, 이란 다음으로 많았다.

미국을 비롯해 중동 외 시장에서도 조금씩 원유를 들여오고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미국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모든 원유가 도입 검토 대상”이라고 밝혔다.

SK에너지는 올해 1분기에만 미국산 원유 300만배럴을 도입했다. 지난해 10~12월에도 550만배럴을 수입하며 미국산 원유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3월 노르웨이 에너지기업 스타토일과 70만배럴의 초경질유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