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Biz 24]美 세탁기 1분기 가격 17% 급등…세이프가드 영향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여파로 1분기 세탁기 가격이 17% 올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외 가전업체를 겨냥한 고율 관세가 도리어 현지 소비자들의 피해를 불러왔다는 주장이다.

18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올 1분기 세탁기 가격은 17% 급등했다. 분기 사상 최고치다. 가격 상승의 원인은 지난 2월 7일 발효된 세이프가드에 있다.
앞서 미국은 LG와 삼성 등 수입산 세탁기 120만 대 이하에 대해 첫 해 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결정한 바 있다. 초과 물량은 50%의 관세가 매겨진다.

워싱턴포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전업체 월풀은 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 노동자와 소비자가 승리했다고 선언했다”라며 “하지만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으로 말라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정부의 결정은 소비자에게 더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세탁기 수입이 미국 가전업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오히려 LG와 삼성 등 경쟁 업체들이 미국에 진출하며 현지 세탁기 시장이 커졌고 월풀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데 유리했다는 분석이다.

당시 미국 정부는 월풀과 메이택의 합병을 추진하면서까지 세탁기 시장을 키우려고 했었다. 양사의 시장 점유율은 50%가 넘었다.

워싱턴포스트는 향후 트럼프 정부의 고율 관세가 세탁기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 8일 세탁기에 이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한국은 추가 관세 부과가 면제된 대신 대미 수출량을 제한하기로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관세 부과는 철강을 구매하는 미국 회사에게 부정적인 소식”이라며 “관세 폭탄에 분노한 상대국이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서 경쟁만 치열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