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은행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국내 1·2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평균 총자본비율은 11.36%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3.1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이는 시중은행과 비교할때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말 국내은행의 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5.34%로, 전년 말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대출이 늘면서 위험가중자산증가율은 0.3%(4조원)지만, 개선된 실적에 힘입어 총자본증가율이 0.9%(2조원)로 나타나 위험가중자산증가율을 상회했기 때문이다.
위험가중자산이란 대출금, 미수금 등 자산 유형별로 위험 정도를 감안한 자산을 말한다.
인터넷은행은 출범 초기만 하더라도 은행산업의 혁신을 자극하는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자본 확충에 난항을 겪으면서 혁신 동력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주 고객층(20~30대) 확보에도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들 인터넷은행 고객 수 증가율은 지난해 10월 현재 두 자릿수를 이어갔지만, 11월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올 3월부터는 3%대에 그쳤다.
‘위기’라고 진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관측도 있다. 인터넷은행은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하려는 목적에서 출범했다. 그만큼 높은 연체율 등으로 리스크 관리에 취약할 수 있다. 기존 은행과 다른 상황인 만큼 좀 더 지켜볼 여지가 있단 얘기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체율이 높아지면 수익이 나지 않는다”며 “인터넷은행들이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챗봇 등의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한편, 중금리대출을 하면서도 연체율을 낮출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고객의 사용성을 높여야 한다는 시각도 나왔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존 사용자들이 얼마나 인터넷은행을 잘 이용하고 있느냐를 생각해야 한다”며 “새로운 고객 확보에도 고심해야 하지만 기존 사용자들의 거래를 확대하는 쪽으로 새로운 혁신 상품을 내놓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사용자들의 입장에서 직관적인 UI·UX 콘셉트가 큰 장점으로 최근 지급 결제사들의 보안 위협 문제로 소비자들이 사용을 꺼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고객 확보에 유리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덧붙였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