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中의 '타이완 中 일부' 표기 강요 반발 역효과... 댓글 애국심 강조 수만건 반감만 고조

공유
0

美, 中의 '타이완 中 일부' 표기 강요 반발 역효과... 댓글 애국심 강조 수만건 반감만 고조

중국 특유의 사회주의와 수천 년 이어져 온 민족 성향을 파악하지 못한 백악관의 실수로 중국민들의 애국심에 불만 지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특유의 사회주의와 수천 년 이어져 온 민족 성향을 파악하지 못한 백악관의 실수로 중국민들의 애국심에 불만 지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중국 당국이 대한항공과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등 전 세계 36개 외국 항공사에 대해 대만을 중국의 일부라고 표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와 관련, 7일(현지 시간) 중국에서 인기 있는 SNS를 통해 이에 반발하는 내용의 성명을 중국어로 게시했다.

미국 측은 중국 국민들에게 실상을 알림으로써 정부의 정책에 반감하는 여론을 형성시키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규제 당국에 의해 엄격하게 검열되는 SNS에서 반발 의견은 단 한건도 알리지 못한 채 비판 의견만 더욱 확대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중국 '민용항공국(Chinese Civil Aviation Administration)'은 지난달 25일 미국을 포함한 외국의 민간 항공사 36개사 앞으로 "대만과 홍콩, 마카오를 별도의 영토로 표기해 중국 법을 위반한 사항들을 수정하지 않으면 법에 따라 조치하겠다"며 정부 기준을 준수하는 표기를 촉구하는 통지서를 송부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다.

이에 대해 미국 백악관은 영국 작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이 소설에서 묘사한 전체주의 국가를 염두에 두고, 해외 항공사에 대한 중국 측의 요구는 "오웰적인 넌센스"라고 일축하는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중국 주재 미국 대사관은 7일 중국판 트위터(Twitter)인 웨이보(微博、Weibo)의 공식 계정을 통해 백악관 성명의 중국어 번역판을 게시했다. 중국 정부의 행동에 대해 중국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이를 토대로 중국 국민이 어떠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가를 살피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상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됐다. 웨이보에 모인 댓글에서는 애국심을 강조하는 수만 건의 글이 차곡차곡 쌓였으며, 오히려 미국 측의 중국에 대한 비판에 대해 반감을 고조시키는 글들만 무성했다.

미국 측은 즉시 이러한 결과에 대해, 중국민들이 내린 모든 비판은 언론이나 SNS 등 모든 곳에서 중국 규제 당국에 의해 엄격히 감시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토로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기름에 성냥을 들이댄 것과 같은 결과로 되돌아 왔다.

"사업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중국을 떠나라", "만약 그치고 싶다면, 우리의 법을 따라라", "언론의 자유와는 관계없다. 중국 법이다"는 강경한 대응과 함께, 심지어 미국으로부터 하와이와 알래스카의 독립을 요구하는 글도 이어졌다.
중국 특유의 사회주의와 수천 년 이어져 온 민족 성향을 파악하지 못한 백악관의 판단 착오로 중국민들의 애국심에 불을 지핀 꼴이 됐다. 당분간 해외에서 들리는 어떠한 이해와 해명도 중국인들의 민심을 분열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