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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주, 철도·건설부터 농업·비료까지 우후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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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주, 철도·건설부터 농업·비료까지 우후죽순

끝없는 수혜주 찾기 열풍 지속 "옥석가리기 필요성 대두"

[글로벌이코노믹 손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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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증권업계에선 11년만의 한반도 봄바람 조짐에 연일 수혜주 찾기에 한창이다.

그 범위도 점차 확대돼가고 있는 분위기다. 건설, 농업, 비료, 철강 등 분야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엔 금융, 태양열, 금강산관광, 시멘트 등 신 수혜주가 발굴됨에 따라 기준점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장 먼저 남북경협주의 상승기세를 주도한 분야는 건설부문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남북정상회담 전인 지난 26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건설업종 시가총액 합계는 28조831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30일 24조9144억원에서 한달 새 4조원 가까이 불어난 수치다. 주요 건설주 주가도 큰 폭으로 뛰었다.GS건설은 주가가 27.5% 올랐고, 현대산업(20.7%), 대우건설(12.9%) 대림산업(11.3%) 등도 10%가 넘는 상승률을 보이며 기지개를 켰다.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된 27일부턴 증권업계에 새 바람이 일었다. 경협 계획이 발표되지 않은 건설사도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특수건설(27.98%), 우원개발(26.53%), 남광토건(14.97%), 두산건설(10.69%), 금호산업(10.46%),삼호(9.12%) 등이 강세를 보였다.

다음주자는 철도부문이었다. 철도관련주는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27일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대아티아이는 27일부터 주가가 두배 이상 급등했다. 지난달 26일 3120원에서 3일 6800원까지 올랐으며 27일엔 상한가를 기록했다. 철도차량 시스템 제조회사인 현대로템도 같은 기간 주가가 1만9700원에서 3만2600원으로 두 배 올랐다. 서암기계공업(29.99%), 우리기술(29.90%)에 이어 철강재 유통기업인 대동스틸(30.00%)까지 상한가를 넘나들었다.

이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발표했던 '판문점 선언'에 따른 효과로 분석된다. 회담 이후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됐으며, 북한 철도 도로 현대화 계획이 담면서 매수량이 몰렸다.

◆새롭게 주목받는 농업, 금강산, 시멘트, 금융 등 범위 '광대'

지난 2일엔 비료, 농약, 종자, 농기계 등 농업 생산재 관련주도 급등하기 시작했다. 남북경제협력이 추진될 경우 농업관련 지원사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때문이다. 농약 제조사인 경농, 남해화학, 한일사료, 우성사료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비무장지대(DMZ)평화공원 등 인프라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수혜주인 누리플랜도 27일을 기점으로 주가가 7020원에서 4일 8650원까지 치솟았다. 실제로 문재인정부의 신경제지도 구축 예상안을 보면 3대 경제벨트(동해권 에너지·자원벨트, 서해권 산업·물류·교통벨트, DMZ 환경·관광벨트)를 구성안이 포함된다. 이는 남북한 이동의 제약 요인을 점진적으로 제거하고 시장 확대를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성공단은 2016년 2월 전면 가동 중단 전 남북 상업 교역액의 80%를 차지했다, 가동이 재개되면 증시에서의 파급력도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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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철도시설 및 철도차량 관련 소재 임가공 등을 영위하는 대호에이엘, 승차권 발매기, 자동충전기, 환불기, 자동정산기 및 자동게이트 시스템 등의 철도 관련 기기를 제조하는 푸른기술, 철도차량 유지 보수 등의 철도사업을 하는 에코마이스터 등도 올랐다.

개성공단 가동 재개가 점쳐지면서 현대엘리베이터, 입주기업인 제이에스티나 등 관련기업이 주목받았다. 현대엘리베이는 개성공단 개발 사업권과 금강산 관광 사업권을 지닌 현대아산 지분을 67.6% 보유하고 있다. 제이에스티나 주가는 올들어 80%나 올랐다.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해서는 금강산 유람선 운항 사업을 진행했던 현대상선과 금강산 관광지구에 금강산 아난티 리조트를 보유하고 있는 에머슨퍼시픽이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시멘트나 희토류 처럼 풍부한 자원 개발 종목들도 주목을 받고 있는 추세다. 도로와 철도 등 인프라 개발이 가시화될 것이란 기대에 덩달아 수급이 풍부해졌다. 4일엔 희토류 대장주인 희림이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일각에서는 금융업계의 수혜도 관측하고 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향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외국인의 패시브 자금 유입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다”며 “민간 투자의 지원 정책에 대한 금융 수요가 많아질”이라고 내다봤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은 "남북경협과 관련된 많은 분야의 업종이 관심을 받으면서 실적이나 밸류에이션이 검증되지 않은 종목의 주가까지 상승했다"며 "향후 남북 경협주에 대한 기대감은 사그러들지 않겠지만 실적 위주의 종목이 걸러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옥석가리기 필요성 대두

실제로 남북경협주의 주가 행보는 약 일주일간 롤러코스터를 방불케했다.

철도 차량 시스템 제조회사인 현대로템 주가는 3일 17.18% 하락했다. 주가는 하루 전 3만26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떨어졌다. 현대건설 주가는 전일 대비 5.13% 내렸고 현대엘리베이터(-7.04%) 주가도 하락세다. 남광토건(-9.42%),제이에스티나(-9.07%), 좋은사람들(-4.27%), 인디에프(-7.17%) 등 관련 종목 주가가 내렸다. 남북 경협 ‘봄바람’을 기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평가 때문이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간 해빙 분위기로 단기적인 급등세를 보였던 종목들은 언제든지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질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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