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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수장들의 자사주 매입… ‘1석2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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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수장들의 자사주 매입… ‘1석2조’ 효과

자사주 매입왕은 윤종규… 시가 9억원 달해
지난해 지주·은행사 주가 평균 65.9% 상승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은행장.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글로벌이코노믹 석지헌 기자]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주가 부양 효과와 수익률 향상을 노릴 수 있어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등 주요 지주·은행사 CEO들은 최근 자사주를 대량으로 매입했다.
‘매입왕’은 윤 회장이다. 그는 지난달 30일 KB금융 주식 1000주를 5만99000원씩에 매입했다. 2014년 회장 선임 직후 5300주를 사들였고 이듬해 4700주를 추가 매수했다. 회장 연임 절차를 밟고 있던 지난해 8월과 9월에도 4000주를 매입했고 지난달 13일 1000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윤 회장이 보유한 KB금융 주식은 총 1만6000주, 시가로는 9억원 가량이다.

조 회장은 지난달 말 신한금융 2171주를 매수했다. 총 1만2000주, 시가로는 5억4060억원 가량이다. 위성호 신한은행장도 지난달 30일 840주를 매입했다.

손 행장은 지난달 7일과 23일 각각 5000주를 사들였다. 지난 5일에도 5000주를 추가 매입하며 총 3만8127주를 보유하게 됐다. 과점주주 형태로 경영권을 나눠 가진 신상훈 노성태 박상용 사외이사들과 부행장, 상무 등 임원진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은행권 수장들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지고 경영을 잘해 주가 부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알리는 행위다.

최근 은행주는 잇따른 악재로 하락세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채용비리, 각종 대출 규제, 지배구조 개선 문제 등이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CEO들의 자사주 매입은 투자자들에게 주가 부양 의지를 실어주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자사주 매입은 수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과거 사례들을 살펴보면 은행권 CEO들의 자사주 매입은 대부분 높은 수익률로 연결됐다.
지난해 8월 기준 지주·은행사 주가는 전년 대비 평균 65.9% 상승했다. 자사주를 매입한 수장들은 평균 1억3718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전년 대비 88.18% 급등했고 하나금융지주는 80.39%, KB금융은 63.39%, 신한지주는 31.3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비슷한 사례는 외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 CEO 제이미 다이먼은 지난 2016년 2월 자사주 50만주를 매입했다.

8개월가량 지난 후 당시 2660만달러(269억원)에 매입했던 50만주의 가치는 3385달러(377억원)으로 올랐다. 자사주 매입으로 108억원 정도를 벌었다.

업계는 이번 금융권 수장들의 자사수 매입 전략이 주효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가의 조정 국면이 길어짐에도, 실적 개선 등 긍정적인 요소가 더 많아 결국 기업가치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에 따라 CEO들이 자사주 매입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