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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마카오 입맛 잡은 한국 토종 커피전문점 '탐앤탐스'… '김치 핫도그' 먹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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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마카오 입맛 잡은 한국 토종 커피전문점 '탐앤탐스'… '김치 핫도그' 먹어보니

탐앤탐스커피 마카오 홀랜드점.이미지 확대보기
탐앤탐스커피 마카오 홀랜드점.
[글로벌이코노믹 임소현 기자] “안녕하세요.”

순간, 매장에 들어설 때도 들었던 인사인지 의심했다. 커피를 마시며 아픈 다리를 두드리고 있자니 선명하게 들리는 한국어 인사가 너무 자연스럽게 매장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부활절 연휴 기간이 시작된 지난달 30일, 마카오는 휴일 분위기가 물씬 났다. 대표적인 관광지인 세나도 광장은 인산인해였다. 내리쬐는 햇빛과 인파를 피하기 위해 무작정 걷다보니 반가운 간판이 보였다.
한국에서 보던 간판과 똑같은 탐앤탐스커피를 발견했을 때,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듯했다. 매장 입구에서는 한국어도 만났다. 로컬푸드인 ‘김치 핫도그’ 광고가 자랑스럽게 붙어있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국내 매장과 비슷한 구조와 인테리어가 펼쳐졌다. 마치 한국에 있는 듯했다. 배경음악으로 팝송과 한국 가요가 적절히 섞여 나오고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커플, 노트북을 펴고 공부 중인 학생들까지. 한국 매장과 꼭 닮아 있었다.

탐앤탐스커피 마카오 홀랜드점 외관.이미지 확대보기
탐앤탐스커피 마카오 홀랜드점 외관.

이곳은 2015년 9월 문을 연 탐앤탐스 마카오 1호점 ‘Holland Store(홀랜드 스토어)’점이다. 로컬 관공서와 은행 등이 즐비한 페레이라 데 알메이다 대로에 자리잡고 있다. 주요 관광지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위치한 만큼 탐앤탐스가 주 타깃을 현지인으로 잡은 곳이다. 실제 세나도 광장에서 이곳까지는 20여 분 걸어야 한다. 그리 멀지 않지만 번화가와 떨어져 있어 관광객을 찾기는 어렵다. 이 매장을 찾은 날도 관광지의 인파는 어마어마했지만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현지인들이 95% 이상이었다.

이곳에서 판매 중인 메뉴는 대부분 국내 메뉴와 동일하지만 낯선 메뉴 하나가 눈에 띄었다. 바로 탐앤탐스가 지난해 7월 출시한 김치 핫도그다. 홍콩 탐앤탐스와 함께 5개 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탐앤탐스 관계자는 “출시 후 전체 프레즐 매출이 전월 대비 8% 이상 증가했으며 도그 프레즐 메뉴 중에서 (김치 핫도그가) 판매순위가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사진=탐앤탐스커피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사진=탐앤탐스커피 제공

김치 핫도그가 어떤 맛일지 궁금해졌다. 가격은 40파타카. 한화로 약 5200원이다. 조금 비싼 것 아닌가 했지만 실물을 보자 조금 당황했다. 신용카드 3배 정도의 길이에 통통했다. 소시지 역시 무시할 크기가 아니었다. 칼로 조금 잘라 먹어보자 매콤함이 조금 부족한 김치의 맛이 느껴졌다. 평소 짜게 먹지 않는 마카오 현지 음식 문화에 맞춘 듯한 맛이었다. 한국인의 입맛엔 썩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그런대로 한국 음식 맛이 났다.

2층 독립된 회의실은 한국에서 대학가 근처 ‘팀플’을 하는 학생들을 자주 만났던 것과 비슷한 분위기가 났다. 한 룸에서는 여학생들이 노트북을 펼쳐놓고 음식을 나눠먹으며 열띤 토론을 이어가고 있었다. 탐앤탐스 관계자는 “김치 프레즐도 많이 찾지만 현지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메뉴는 허니버터브레드로 '1인 1브레드’라는 새로운 공식을 세울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탐앤탐스커피 마카오 홀랜드점.이미지 확대보기
탐앤탐스커피 마카오 홀랜드점.

마카오 매장을 열 때 김도균 탐앤탐스 대표는 “탐앤탐스는 싱가포르, 중국, 말레이시아에 이어 마카오 시장에 진출해 중화권 판로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밑거름 삼아 중화권을 포함한 해외 각지에 탐앤탐스만의 진일보한 커피 문화를 전파해 나가겠다”고 전한 바 있다. 홀랜드점을 포함해 현재 마카오 매장은 4개로 늘어났다. ‘Macau Square(마카오 스퀘어점)’, ‘Macau Hotline Center(마카오 핫라인 센터점)’, ‘Macau Cunha(마카오 쿤하점)’이 마카오인들에게 한국의 카페 문화를 전파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거리에서 만난 한 마카오 여성은 “한국을 정말 좋아한다. 음식이 맛있고, 한국인들은 너무 나이스(nice)하다”고 말했다. 마카오 곳곳에서 만났던 한국은 생각보다 더 맛있었고, 나이스했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