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와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자동차 등 자동차 메이커와 하이테크 기업은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성패 여부는 면허를 가진 사람이 운전한다는 전제 아래 만들어진 현행 안전 규칙을 재검토할지 여부에 달려있다.
그동안 자동차와 하이테크 업계 간부들은 "자율주행 차량과 관련한 사고가 일어나 사망자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경고하는 한편 교통 규칙을 엄수하도록 프로그래밍된 자율주행 자동차가 보급되면 "드라이버에 의한 한눈팔기 운전이나 졸음운전을 줄임으로써 다수의 인명이 구원받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해 민주당 의원의 반대에 부딪혀 지체되고 있던 '자율주행 자동차 시험 주행 가속화를 위한 법안' 정비는 더욱 지연되거나, 심할 경우 내용이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상원 상업과학교통위원회의 론 존슨 위원장(공화당)은 이번 사고에 대해 "자율주행 차량에 입각한 법률과 정책의 필요성이 부각됐다"고 지적했으며 에드워드 마키 위원(매사추세츠주, 민주당)과 리처드 블루멘턴 위원(코네티컷주, 민주당)은 "이번 사고에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지어 전미트럭운전사조합 팀스터스 노조는 19일 우버 자동차 사고로 "아직 확립되지도 않은 기술을 공도에서 시도하기에는 큰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며 "차량의 주행에서는 보행자와 운전자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앤서니 폭스 전 교통부 장관도 "자율주행 자동차 업계와 정부에 대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도록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레인 L 차오(Elaine L Chao) 미국 교통부 장관은 3월 1일 "안전을 확보하면서 규제는 기술 혁신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공통 의식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권은 자율주행 차량의 규제 완화에 힘쓰고 있지만 동시에 안전 확보도 중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버의 사고로 자율주행차 업계는 '중대 국면'을 맞았다. 안전과 신뢰 확보, 규제 완화라는 거대한 장벽이 형성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인류를 위한 기술 개발의 취지는 좋지만 빠른 속도보다는 안전이 최우선인 이유로 자율주행 연구 개발은 당분간 '서행운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