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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자본확충 경쟁에 꺼내든 '우선주' 카드…흥행은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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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자본확충 경쟁에 꺼내든 '우선주' 카드…흥행은 '시들'

미래에셋대우2우B, 상장 초기 발행가 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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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손현지 기자] 미래에셋대우가 몸집을 부풀리기 위해 꺼내든 우선주 카드가 시험대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과열된 자본력 경쟁의 일환으로 발행된 신형 우선주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신형우선주(미래에셋대우2우B) 발행을 통해 7000억원(주식 1억4000만주) 가량의 유상증자(주주배정후 실권주 공모방식)를 진행했다. 이로써 8조원에 이르는 국내 최대규모의 자기자본을 확보했다.

그러나 미래에셋대우2우B는 발행초부터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14일 종가 4820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발행가(5000원)에 비하면 3.6%나 낮은 수준이다. 이후에도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 20일 반등에 성공했다.

우선주의 주가하락은 공모 때부터 조짐을 보였다. 지난달 26~27일 실시된 미래에셋대우의 신형우선주 공모에서 일반 청약률은 69%에 그쳤다. 총 2400원어치의 우선주 물량중 721억원이 미매각됐다.

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은 여신전문업법상 자회사 출자한도로 인해 일부만 청약이 가능했다. 때문에 임직원만 100% 청약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기에 2% 후반대의 우선주 배당률은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던 것으로 보고 있다.

신형우선주는 채권의 성격을 갖는 우선주다. 미리 정해둔 최소배당금을 이자처럼 받을 수 있고, 보통주 만큼 추가 배당이 가능하다. 만일 올해 충분한 배당이 이뤄지지 못했다 하더라도 다음해에 누적 지급식으로 배당이 보장된다.
그런데도 투자가 저조한 이유는 증자를 통한 수익 창출에 대한 기대감도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 박현주 회장은 앞서 8조원으로 몸집을 부풀린 목적에 대해 초대형 IB가 할 수 있는 IMA 사업을 위함이 아니라고 밝혔다. 국내외 부동산 및 IB 딜, 글로벌 M&A 강화를 위해 증자를 단행했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발행어음 인가조차 나지 않은 상황에서 박 회장의 투자 계획은 다소 무리하게 비춰질 수 있다"며 "투자자들도 증자를 통한 수익 여부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 6.8%와 6.7%를 유지하려면 신규 조달 자본이 9% 수준의 투자수익을 시현해야 한다"며 "지난해 국내외 부동산 및 IB 딜 등 기존 사업에서의 ROE가 아직 7%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ROE 7%를 고려해도 이번 우선주 발행을 통해 최소 10% 이상의 투자 수익 실현 부담감이 생긴다.

증권업계에서는 기존 주주들의 배당가치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000억원의 재원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 수준에 따라 ROE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며 "우선주 배당으로 인해 기존 배당성향을 유지한다면 보통주 주주들의 배당수익률 하락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추가확보된 투자여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투자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이러한 성과를 주주분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일관된 배당 정책 등 주주 친환적 정책을 적극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