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과열된 자본력 경쟁의 일환으로 발행된 신형 우선주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미래에셋대우2우B는 발행초부터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14일 종가 4820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발행가(5000원)에 비하면 3.6%나 낮은 수준이다. 이후에도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 20일 반등에 성공했다.
우선주의 주가하락은 공모 때부터 조짐을 보였다. 지난달 26~27일 실시된 미래에셋대우의 신형우선주 공모에서 일반 청약률은 69%에 그쳤다. 총 2400원어치의 우선주 물량중 721억원이 미매각됐다.
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은 여신전문업법상 자회사 출자한도로 인해 일부만 청약이 가능했다. 때문에 임직원만 100% 청약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기에 2% 후반대의 우선주 배당률은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던 것으로 보고 있다.
신형우선주는 채권의 성격을 갖는 우선주다. 미리 정해둔 최소배당금을 이자처럼 받을 수 있고, 보통주 만큼 추가 배당이 가능하다. 만일 올해 충분한 배당이 이뤄지지 못했다 하더라도 다음해에 누적 지급식으로 배당이 보장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발행어음 인가조차 나지 않은 상황에서 박 회장의 투자 계획은 다소 무리하게 비춰질 수 있다"며 "투자자들도 증자를 통한 수익 여부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 6.8%와 6.7%를 유지하려면 신규 조달 자본이 9% 수준의 투자수익을 시현해야 한다"며 "지난해 국내외 부동산 및 IB 딜 등 기존 사업에서의 ROE가 아직 7%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ROE 7%를 고려해도 이번 우선주 발행을 통해 최소 10% 이상의 투자 수익 실현 부담감이 생긴다.
증권업계에서는 기존 주주들의 배당가치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000억원의 재원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 수준에 따라 ROE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며 "우선주 배당으로 인해 기존 배당성향을 유지한다면 보통주 주주들의 배당수익률 하락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추가확보된 투자여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투자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이러한 성과를 주주분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일관된 배당 정책 등 주주 친환적 정책을 적극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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