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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돌 앞둔 삼성…'뉴삼성' 재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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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돌 앞둔 삼성…'뉴삼성' 재시동

- 이건희 '현장'·이재용 '실용' 더해 새판짜기 시작

이건희 회장(왼쪽)과 이재용 부회장. 사진=삼성. 이미지 확대보기
이건희 회장(왼쪽)과 이재용 부회장. 사진=삼성.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신경영 선언에서 뉴삼성으로.

지난 80년 삼성의 성장 과정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한국 삼성’이 ‘글로벌 삼성’으로 도약하기까지 삼성은 여러 변곡점이 있었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으로 질적 성장을 이뤄냈다. 3세대 경영 시대를 연 이재용 부회장은 추격자 이미지를 버리고 새 기술과 제품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 현장서 찾은 신경영 선언


이건희 회장이 2세 경영의 신호탄을 쏜 1987년, 삼성은 위기에 봉착했다. 삼성 제품은 국내에서는 1위 브랜드였으나 세계 시장에서는 아류로 평가받았다. 중국과 미국 등의 추격은 날로 거세졌다.

이 회장은 ‘신경영 선언’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신경영 선언은 일본 재계 원로들과의 회동, 10여 차례의 전략회의, 주요 사업장 방문 등을 거쳐 만들어졌다.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 “양을 버리고 질을 향해라” 삼성의 행동강령이 된 이 선언은 이 회장이 현장에서 직접 찾은 답이었다.

신경영 선언이 그룹 전체에 뿌리내리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1995년 무선전화기의 불량률은 11.8%에 달했다. 양적 승부에 익숙한 사업부가 완제품 생산을 무리하게 추진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급기야 불량품 15만대를 전량 폐기 처분하라고 주문했다.

인고의 시간 끝에 삼성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게 됐다. 그룹 매출은 10배 이상 늘었고,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 제품은 디(D)램 1개에서 20개로 늘어났다.

◇ ‘선택과 집중’으로 뉴삼성 도약


삼성은 이재용 시대를 맞아 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전장과 바이오를 중심으로 ‘뉴삼성’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추격자로서의 이미지를 과감히 버리자는 것.

이 부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다. 비주력 사업은 과감히 포기했다. 2015년에는 삼성정밀화학과 삼성비피화학을 팔아 화학 사업을 정리했다. 프린팅 사업의 지분도 매각됐다.

대신 신사업을 점차 확대했다. 삼성은 2014년 사물인터넷 플랫폼 회사인 스마트싱스를, 이듬해 모바일결제 서비스 루프페이를 인수했다. 미국 전장 업체 하만을 사들인 것도 이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이뤄졌다.

이 부회장이 신속히 사업조직을 개편할 수 있었던 데에는 제네럴일렉트릭(GE)에서의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이 부회장은 상무보 시절 GE의 경영사관학교인 리더십개발센터에서 한 달간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곳에서 GE의 수장 잭 웰치의 경영론을 습득했다. 잭 웰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적절한 인수·합병으로 GE를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 부회장은 전장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 3억 달러규모의 전장 전용펀드를 만들기도 했다. 삼성 관계자는 “펀드는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분야 등에 쓰이며 운용 기간은 특별히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은 창립기념일인 22일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80주년을 조용히 보낼 계획이다. 80년사를 담은 영상을 제작해 전 계열사 임직원에게 공개할 방침이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