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을 산하에 두고 있는 지주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 개발 자회사인 '웨이모'는 올해 2월까지 공공도로에서의 실제 주행 거리가 800만㎞에 달했다. 시뮬레이션에서의 주행 경험과 함께 다른 자동차 회사를 압도하는 주행 데이터를 축적한 셈이다.
이는 단순 계산만으로도 평균 9000㎞를 운전자의 개입 없이 자율주행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제너럴모터스의 2000㎞와 닛산의 300㎞를 크게 웃도는 기록이다. 자율주행 분야의 핵심은 데이터 분석과 딥 러닝이다.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에서는 구글의 승리로 마무리됐다"는 전문가들의 진단도 나오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구글은 IT업계를 넘어 자동차 업계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부상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내비건트리서치(Navigant Research)'가 공표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 평가(2018년 버전)'에서도 웨이모는 기존 자동차 업체들을 누르고 선도적인 위치에 우뚝 선 것으로 나타났다.
'Execution(실행성)'과 'Strategy(전략성)' 등을 포함해 기술력과 시장 개척 전략 등 총 10가지 항목으로 판단한 평가에서 웨이모와 GM은 자율주행 개발 선두 그룹인 '리더(LEADER)'로 분류됐으며 도요타는 리더를 뒤쫓는 두 번째 그룹 '경쟁자(CONTENDER)'에, 테슬라와 혼다 등은 이보다 뒤처진 '도전자(CHALLENGER)'에 자리하고 있다.
사실 웨이모는 2017년판 조사에서 두 번째 그룹의 '경쟁자'에 속해 있었지만 최근 1년 동안 '리더' 그룹으로 도약했다. 그 이유에 대해 내비건트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 샘 아부엘사미드는 "실험 차량 대수를 꾸준히 확대하고 자율주행 라이드 점유율 실험 노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웨이모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GM은 미국 크루즈 오토메이션과 스트로브 등 유력 벤처기업을 인수하고 2019년 무인 자율주행 차량을 도입해 웨이모에 대항할 계획이다.
도전자의 위치에서 도전을 받는 위치로 바뀌었다는 것은 자율주행 분야에서 구글이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음을 알리는 신호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