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8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채권단이 성동조선에 금융지원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재무실사와 산업컨설팅을 진단한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실사 결과, 주력 선종인 중대형 탱거 수주 부진이 이어지고 원가 수주 기술 등 전반적인 경쟁력이 취약해 현재 상태로는 선박 건조로 이익 실현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됐다.
특히 수은은 블록·개조사업 진출과 추가 인건비 절감 등 다양한 추가 경쟁력 강화 대안도 검토했으나 5년 이상 순손실이 지속되고 대규모 유동성 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한 유동성 부족으로 올해 2분기 중 자금 부족 발생과 부도가 우려돼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하다는 게 수은 측 설명이다.
현재 성동조선 채권단은 수은을 비롯해 무역보험공사, 농협 등 9개 기관으로 구성돼 있다.
성동조선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파생상품거래 손실과 선박계약 취소 및 수주 부진 등에 따른 유동성 부족으로 지난 2010년 4월 채권단 자율협약을 개시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과 경영협력을 통한 경쟁력 개선 노력과 자구계획 수립을 통한 비용절감 노력도 이어졌지만, 결국 수주 부족으로 지난 2013년 43척이던 수주실적은 지난 2016년 0척으로 감소했다.
은 행장은 '법정관리가 사실상 파산선고가 아니냐'는 질문에 "법정관리를 가서 채무관계를 일단 동결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게 회사 입장에서 회생절차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게 회생이나 파산이냐는 지금으로서는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