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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해진 조선업계… ‘스마트’로 경쟁력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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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해진 조선업계… ‘스마트’로 경쟁력 높인다

현대중공업이 선박 건조에 적용 중인 ‘자동 곡 성형 로봇시스템’ 사진=현대중공업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중공업이 선박 건조에 적용 중인 ‘자동 곡 성형 로봇시스템’ 사진=현대중공업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최근 잇단 수주 낭보를 전하고 있는 조선업계가 스마트기술을 접목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들이 4차산업 변화에 발맞춰 선박 건조에 스마트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환경규제 대응은 물론 작업시간 단축, 원가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곡 성형 로봇시스템 적용

현대중공업은 최근 업계 최초로 선박의 이중 곡 성형 작업에 로봇을 적용했다. 이로 인해 연간 1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IoT(사물인터넷, Internet of Things)·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복잡한 3차원 곡면 형상을 가진 선박의 앞·뒷부분 외판을 자동 성형하는 ‘곡 성형 로봇시스템’을 1년여 간 작업장에 투입, 검증작업을 모두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로봇시스템은 기존에 작업자가 화염을 가열해 수작업으로 진행했던 곡 성형 작업을 고주파 유도가열과 자동 가열선 생성 기능을 갖춘 6축 다관절 로봇을 이용해 자동화할 수 있도록 표준화했다. 특히 선박 제작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는 곡 성형 생산성을 기존보다 3배 이상 높여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품질도 향상시켰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곡 성형 로봇시스템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스마트조선소가 나가야 할 방향에 부합되는 핵심 기술”이라며 “10~20년 장비 수명을 고려할 때 약 1000억~20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미포조선, 이중연료 추진엔진 장착


현대중공업 계열사 현대미포조선도 신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LNG 이중연료 추진엔진과 연료공급시스템(FGSS, Fuel Gas Supply System)이 적용된 5만t급 벌크선인 ‘그린 아이리스(Green Iris)’호를 선주사인 일신로지스틱스에 인도했다.

이 선박은 벙커C유와 LNG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추진 엔진(Dual Fuel Engine)’을 탑재해 선박 유해가스 배출을 대폭 줄이고도 운항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친환경 선박이다. 특히 액화천연가스를 고압 또는 저압으로 기화시켜 선박의 메인 엔진이나 발전기 등에 공급하는 장치인 연료공급시스템(FGSS, Fuel Gas Supply System)을 적용한 선박이 국내에서처음으로 건조돼 본격 상업운항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별도의 추가 비용 없이 환경규제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선박을 개발함으로써 친환경선박 수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이 같은 선형을 다른 선박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계속 연구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 ‘무도면’ 조선 스마트 공장 구축


대우조선해양 역시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기술을 적용, 도면 없이 선박 의장품을 자동 생산하는 스마트 공장을 구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1일 협력업체인 화인중공업(경남 함안 소재)과 선박에 설치되는 배관 파이프 및 철 구조물 등의 의장품을 도면 없이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첫 시연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스마트 공장 구축에 성공함으로써 대우조선해양과 화인중공업은 설계 도면과 생산 정보를 실시간 공유, 재작업 및 수정작업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또한 도면 해석부터 제작 단계까지 약 3주가 소요되던 기간을 절반 이상 단축해 원가 절감은 물론 품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조선소장은 “조선업계의 오랜 숙제로 거론되던 철 의장품 제작 자동화가 협력과 노력의 결과물로 실현됐다”며 “향후 기술이전을 희망하는 협력업체에 시스템과 솔루션을 공급해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높이고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상생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조선 ‘빅3’ 중 하나인 삼성중공업도 스마트조선을 지향하며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3D모델을 현장 작업에 적용하는 등 무도면 시스템을 지향하고 구현하려고 노력중”이라며 "2016년도에는 조선소 현장에 LTE망을 설치하고 태블릿을 설치하는 등 무도면 시스템 구현의 중간 단계를 실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홍연 삼성중공업 부장은 “조선업계가 스마트 조선 작업은 몇 년 전부터 진행하고 있다”면서 “다만 조선사 경영사정을 고려해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 스마트 조선화는 대부분 투자받고 진행하는 것인 만큼 물량 등 조선사 사정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