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의 인수합병(M&A)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두 금융사의 인수합병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DGB금융지주에 "지주사 자회사 편입 심사에서 서류에 미비한 점이 많다"며 서류 보완을 요구했다. 금융 당국은 인수 주체가 증권사면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고 인수 주체가 금융지주면 자회사 편입 심사를 진행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사실상 DGB금융의 심사를 중단시키려는 의도"라며 "회사 편입 승인심사는 신청서를 받은 이후 60일 내에 마쳐야 하는데 서류보완 과정은 심사기간에서 빠지기 때문에 이를 빌미로 심사를 미루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오는 3월 예정된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은 비자금 조성 의혹에 얽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최근엔 채용 비리 혐의까지 더해져 박 행장은 5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대구지검에 송치된 상태다.
아울러 초기부터 흘러나온 내부 반발 등의 변수도 여전히 도사리고 있어 최종 인수까지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DGB금융지주는 지난 2013년부터 꾸준히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수차례 M&A를 시도해왔다. 오랜 증권업꿈은 번번이 좌절했다.
앞서 경남은행 인수권을 BNK은행에 뺐겼으며 지난해 칸서스자산운용,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 아주캐피탈, 현대자산운용 등 인수전마다 곤혹을 치뤘다. 지난해 매물로 나온 LIG투자증권에 이어 올해 SK증권 인수에도 참여했지만 모두 불발됐다.
DGB금융지주는 ▲은행 ▲보험 ▲유페이 ▲자산운용 ▲캐피탈 등 대부분의 금융사업을 영위하고 있었지만 증권업만 다루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영업적인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국내 7개 은행지주사 중 유일하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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