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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열연價 또 하락 “포스코 인하요청 쇄도 주문투입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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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열연價 또 하락 “포스코 인하요청 쇄도 주문투입 중단‘

손실본격화 中産 실수요보다 높은 공급價 '바닥시장 과도한 부담' 지적도

[글로벌이코노믹 김종혁 기자] 포스코에 열연 가격을 인하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동국제강 동부제철 등 실수요도 그렇지만 판매점들은 특히 주문투입 중단이라는 배수진까지 쳤다. 손실이 본격화된 데다 시장부진으로 제값을 받기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바닥시장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급가격이 실수요보다 8만 원 이상 비싸다는 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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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연 유통價 추가하락 '손실 본격화'…가격 인하 없이 주문투입 '불가'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산 수입대응재(GS) 열연 유통 가격은 최근 톤당 75만 원까지 하락했다. 지난주 2만 원 하락한 76만 원으로 조정된 이후 추가로 떨어진 것이다. 포스코 공급 기준 가격은 톤당 73만 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판매점들이 코일 도착도로 공급받은 이후 가공비와 2차 운송비 등의 비용을 더하면 판매하는 즉시 손실이 난다. 가공비 인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실정이다.

결국 이번주부터 포스코에 가격 인하 요청이 잇따르기 시작했다. 인하 조정 없이는 주문투입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판매점은 다음주 주문투입도 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1월 판매를 평소의 반도 채우지 못했고 2월도 설 연휴 등으로 수요는 전혀 살아날 분위기가 아니다”며 “이미 손실로 접어든 상태에서 포스코에서 인하해주지 않으면 주문투입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중국산 대비 가격 경쟁력 약화…수요부진 시장에서 제값 받기도 어려워

경쟁 품목인 중국산 가격은 73만 원까지 떨어졌다. 1, 2만 원 추가 하락했다. 마땅한 수요처가 없는 상황이어서 포스코산 열연을 팔기는 더 어렵다.

중국산 판매 사정은 그나마 낫다.

현재 국내에 입고된 중국산 열연은 CFR 톤당 600달러 내외, 원화로 하면 63만 원에 각 종 부대비용을 더해도 70만 원이 채 안 된다. 73만 원까지 낮춰도 이익 실현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원달러 환율도 크게 하락한 상태여서 수입원가도 그만큼 낮아졌다.

시장에서는 추가 하락 압력이 높다. 포스코 제품 가격 경쟁력이 뒤처진 데다 중국산은 상대적으로 인하 여력이 있어 판매점들로서는 판매 부담이 가중된 면이 강하다.

공급가격 최대 10만 원 비싸다 '주장' … 바닥시장에 '덤터기'

시장을 더 예민하게 자극하는 것은 판매점에 공급하는 가격이 대형 실수요보다 최대 10만 원 높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실수요 공급 가격은 60만 원 초반대로 알려져 있다. 1월 5만 원 인상 반영이 현실화되면 중반대로 넘어간다. 실수요 역시 인상 반대, 인하 요구를 하고 있어 최종 결론은 아직 알 수 없다.

정품은 말 할 것 없이 대응재 공급 가격은 73만 원이다. 실수요 공급 가격보다 최소 10만 원이 높다는 주장이다.

대응재는 중국산 경쟁을 목적으로 스킨패스(skin-pass) 등의 공정을 생략한, 노클레임(no claim) 조건이 달린 제품이다. 실수요용으로 쓰이는 리롤링(re-rolling) 압연재 열연보다 통상 1~2만 원 낮은 제품이다.

저급재 유통 제품이 고급재보다 비싸게 공급되다보니 바닥시장에 가격 부담을 과도하게 지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포스코 가격 유지 지속 의견 많아…인하조정시 실수요 고객 요청도 배제하기 어려워

시장은 포스코의 대응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포스코는 이번처럼 공급 가격보다 시세가 낮아져 주문투입이 줄어들 때 계획재 등의 명목으로 비공식 할인 조치를 취해왔다. 이번에도 같은 조치가 내려질지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포스코가 가격을 인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먼저 철광석 원료탄 가격이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급등하면서 1분기까지 원가는 높은 수준에 있다. 포스코는 되레 1분기 인상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지난주 컨퍼런스콜에서 밝히기도 했다. 중국 가격도 최근 하락을 멈추고 안정세를 찾았다는 점도 인하 조치가 내려지기 어렵다는 이유 중 하나다.

가격을 인하 조정할 경우 동국제강 동부제철 등 실수요 열연 고객의 요청도 간과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이들 역시 냉연도금제품 시장 부진과 열연 소재 가격부담 탓에 작년 11월부터 적자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가격 인하를 요청하는 시장과 달리 가격 유지에 힘을 쓰려는 포스코 간의 갈등이 어떻게 해소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종혁 기자 j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