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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봉평리 암각화…검파(劍把)보다 석인(石刃) 부분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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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봉평리 암각화…검파(劍把)보다 석인(石刃) 부분 강조

[김경상의 한반도 삼한시대를 가다(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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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봉평리 암각화
봉평리 암각화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모티프의 암각이 새겨져 있다. 우선 마제석검형 암각이 주목된다. 포항시 인비리와 여수시 오림동, 밀양군 살내유적 등에서 석검을 새긴 경우가 있으나, 형태가 서로 다르다. 석검의 손잡이인 검파(劍把)보다는 석인(石刃) 부분이 강조된 것도 특징이다. 비파형 동모형도 이전의 암각화에서는 볼 수 없던 것으로, 석검과 청동기와의 관계 검토에 실마리를 제공해 주는 자료이다.

그 외에 석촉, 톱니 모양과 말굽형, 원형 암각 등도 구체적인 성격 파악이 필요하다. 특히 봉평리 암각화 발견이 의의를 지니는 것은 제작 시기에 대한 실마리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암각화는 막연히 선사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신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 초기 철기시대, 원삼국 초기 등 논의가 분분했다.
그런데 암각화 앞면의 퇴적층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석기박편 포함층이 바위면의 하단부를 덮고 있음이 확인되어, 제작 시기를 청동기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암각화의 주요 모티프가 석검형인 점과 주변 유적 현황, 다수의 석기 박편이 출토된 사실 등으로 보아, 봉평리 암각화는 청동기시대에 대규모 석기 제작장을 운영했던 집단이 석기 제작과 관련한 제의를 행하면서 조성한 유적으로 추측된다.


김경상 다큐멘터리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