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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세종병원 화재' 병원시설 안전관리… 화재 시 피난·구조시간 단축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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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세종병원 화재' 병원시설 안전관리… 화재 시 피난·구조시간 단축하려면?

한국화재보헙협회는 화재 시 병원 시설의 인명안전 및 재물손실 예방을 위한 안전 지침을 소개했다. 사진=화재보험협회 '병원시설 위험관리 가이드' 캡처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화재보헙협회는 화재 시 병원 시설의 인명안전 및 재물손실 예방을 위한 안전 지침을 소개했다. 사진=화재보험협회 '병원시설 위험관리 가이드' 캡처
[글로벌이코노믹 천진영 기자] 의료법상 병원 용도의 건물에는 거동이 불편한 재실자가 많다. 이들은 화재 발생 시 피난하기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예방에 주안점을 두는 이유다.

밀양 세종병원 화재발생으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한국화재보헙협회는 화재 시 병원 시설의 인명안전 및 재물손실 예방을 위한 안전 지침을 소개했다.
27일 한국화재보헙협회에 따르면 2008년~2013년 기준 한군 병원시설의 주요 화재 원인은 전기적 요인(39.2%)과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37.5%) 등이다. 이어 원인 미상(7.9%), 기계적 문제(6.8%), 방화의심(4.3%), 방화(1.7%), 기타(1.3%), 가스(0.7%), 자연적(0.2%), 화학적(0.2%) 순이다.

국내 주요 의료시설 화재 사건을 살펴보면 방화에 인한 사례도 상당수다. 실제 입원 중인 치매환자의 방화로 2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요양병원의 경우 개방돼 있는 각 병실로 화재가 급속히 퍼지면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다수 사망했다. 불완전한 칸막이벽으로 구획이 미비했으며 비상대응직원도 부족했다. 또 다른 요양원에서는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했으나 신고 지연, 피난로 미흡 등으로 수면 중이던 노인 10여명이 사망했다.

이처럼 의료용도의 건물에는 수면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신체·정신적 장애, 연령, 자기보호 능력이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있다. 이에 따라 모든 의료시설은 화재의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되고 유지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또한 화재 발생으로 피난 시 위험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건물구조와 환경을 조성하고 훈련된 요원 배치, 관리 절차 등을 마련해야 한다

피난 계획 수립 시 환자를 동일한 층에서 구획된 청정구역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현실적으로 피난 시 환자의 수직이동은 최후에 고려될 사항이기 때문이다. 침상에 누운 환자는 한 층의 구역에서 비내력 방화벽이나 방연벽으로 구획된 같은 층의 다른 구역으로 이동시킬 수 있도록 배치하면 된다.

출입문 통제를 위해서는 각 구역마다 비상대응 가능한 전문요원이 배치돼 있어야 한다. 이들은 화재 비상사태 시 환자를 구출하거나 방문 닫기, 화재경보장치 작동 등의 임무가 부여된다.

특정 종류의 환자를 수용하거나 감호실 또는 보안구역이 있는 건물에서는 문을 잠그거나 철창을 설치할 수 있다. 이때 꾸준한 모니터링과 함께 갇혀있는 사람을 즉시 풀어 주는 규정이 제정되어야 한다.
비상구 통로, 계단실, 수평면의 비상구, 방연벽 또한 위험한 지역 구획실(보일러실, 난방기기실, 기계실 제외)의 문은 연기와 연소 가스의 이동을 막기 위해서 항시 닫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효율성을 감소시키고 환자 관찰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자동식 폐쇄장치를 부착해야 한다.

이때 건물의 화재경보설비의 작동 시 또는 건물 내 스프링클러설비의 작동에 따라 문이 자동적으로 닫히는 자동식 장치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문의 양쪽에 연기 감지용으로 설치된 연기감지기가 작동되었을 때, 문이 자동적으로 닫히도록 문을 설계해야 한다. 계단실의 추가 안전조치로서 한 층의 계단실 문이 자동적으로 닫힐 경우, 다른 층의 문들도 닫혀야 한다.

일반적인 종합 병원의 피난·구조는 독보, 호송, 들것 이동 등 3종류로 나뉘며, 스스로 걸어서 피난할 수 있는 환자 비율은 병원 전체에서 약 절반 수준이다. 외과의 경우 들것이동 환자수는 약 80%에 달한다.이미지 확대보기
일반적인 종합 병원의 피난·구조는 독보, 호송, 들것 이동 등 3종류로 나뉘며, 스스로 걸어서 피난할 수 있는 환자 비율은 병원 전체에서 약 절반 수준이다. 외과의 경우 들것이동 환자수는 약 80%에 달한다.

화재 발생 시 환자 전원을 피난·구조시키는 것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일반적인 종합 병원의 피난·구조는 독보, 호송, 들것 이동 등 3종류로 나뉘며, 스스로 걸어서 피난할 수 있는 환자 비율은 병원 전체에서 약 절반 수준이다. 외과의 경우 들것이동 환자수는 약 80%에 달한다. 구조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수평피난방식과 발코니피난방식을 이용하면 된다.

수평피난은 한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비화재 공간으로 이동함으로써 일시적으로 피난이 완료되는 방법이다. 병동 층을 복수로 방화구획을 나눈 병실에서 적용할 수 있다.

위치는 야간 간호사 수가 적은 상황에서의 환자호송, 들것 이동의 시간을 고려해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화재 공간에는 반드시 계단실이 배치되어 있도록 구획위치를 설정한다.

병동발코니는 피난 구조뿐 아니라 위층으로 화재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뒤늦게 대피하는 환자가 피난할 경우, 들것 이동 환자를 일시적으로 이동시키거나 소방대원의 진입과 구조활동에도 활용 가능하다.

협회 관계자는 “최근에는 일상 안전성이나 비둘기에 의한 공해 등 위생측면에서 발코니를 설치하지 않는 병원이 늘어나고 있다. 발코니를 설치하지 않는 병원은 안전구획(피난복도)의 안전성 향상과 수평피난 확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천진영 기자 cj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