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체들은 10일(현지 시간) 중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미국 국채 매입의 축소나 중단을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의 무역 긴장과 대립이 미국 국채 구입 속도를 떨어뜨린다고 이유도 덧붙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 정부가 외채 투자처의 구성을 대폭 변경하는 것은 어렵다는 견해를 내놓으면서 미 국채 수급에 대한 불안감을 상쇄시켰다. 이어 미 재무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미 국채 매도 사태는 안정을 되찾았다.
2017년 12월 말 현재 중국이 보유한 외환보유액은 3조달러(약 3214조원) 규모로 세계 최대다. 또한 지난해 10월 단계에서 미 국채 보유 잔액도 중국이 선두였다. 따라서 중국이 미 국채 매입을 축소하더라도 미 채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국이 금고를 열고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를 매도한다면, 이는 전 세계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일어나기 힘든 상상에 불과하다.
1994년 이후 중국은 막대한 무역 흑자를 기록해왔다. 중국 기업들은 벌어들인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국내에서 통용할 수 있는 위안화로 환전하게 되고, 이로 인한 위안화의 가격상승을 우려한 중국 정부는 달러를 사 모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시작된 중국의 외환 보유고는 현재 3조달러에 이르렀고, 세계 최고 규모의 외환 보유국이라는 타이틀을 가져왔다.
막대한 규모의 외환보유는 정치·경제적 대외 협상카드로의 활용가능성과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절대적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미국과의 경쟁에서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채의 대량매각을 통해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이마저도 모두 옛말이다. 과거와 같이 강력한 미 국채의 매력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지만 그 결과는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양쪽 모두 상호 의존성과는 상반되는 전략이므로 결코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으며, 미국 국채를 통제하는 방법을 스스로 구사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며 전 세계가 걱정하는 일을 벌일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오히려 정 반대로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고난도 감수할 수 있다"는 전략을 훨씬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이 중국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