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 시간) 인도 자동차산업협회(SIAM)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17 회계연도(2017년 4월~18년 3월) 중 4~10월 동안 대기업 3개사의 점유율은 74.2%로 2012년 65.6%에서 크게 상승했다.
인도시장 승용차 판매는 2012년 265만7929대에서 2016년도 304만7457대로 늘어났다. 그동안 마루티는 105만1046대에서 144만4378대로 39만3332대 증가했으며, 점유율은 39.5%에서 47.4%로 거의 10% 가까이 확대됐다. 이어 2017년 4~10월 기간 마루티의 점유율은 50.2%로 인도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마루티의 강점으로 가격에 민감한 인도 시장의 대응력과 충실한 차종을 꼽는다. 마루티는 25만~140만루피(약 420만~2350만원)의 가격대에 16개 차종을 투입해 시장을 잠식해 왔으며 판매망도 2000곳을 넘어 한 자동차 제조사가 1개 국가에서 구축한 점포수로는 세계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점유율 2위 현대자동차의 판매량도 2012년 38만3611대에서 2016년 50만9705대로 증가했지만 실제 점유율은 14.4%에서 16.7%로 불과 2.3% 포인트 확대하는 데 그쳤다. 3위 마힌드라는 같은 기간 30만9927대에서 23만6127대로 오히려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마루티의 R C 바르가바 회장은 "인도 같은 대규모 시장에서 제조업체 1개사의 점유율이 50%를 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항상 신제품을 투입하고 어려운 경우에도 확대 노선을 견지해 온 것이 열매를 맺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루티는 최근 서부 구자라트 주 공장에 6억달러(약 6420억원)를 투입해 연간 2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제3공장 건설 계획도 수립해 놓고 있다. 현지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는 "마루티의 호조가 인도를 중국,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5위 자동차 판매국으로 끌어올렸다"며 "이 추세라면 머지않아 글로벌 3위 판매국으로 격상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중 한 업체의 간부는 "상위 3개사가 워낙 견고하기 때문에 다른 메이커가 틈새에서 아성을 무너뜨리는 것 자체가 어렵다"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다. 판매망을 확대하지 않으면 판매 대수는 절대 성장할 수 없으며 판매량이 늘지 않는 가운데 판매망 확대도 어렵다"고 답답한 속마음을 밝혔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