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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게임계 전망②] 넷마블, 판호 IP 글로벌까지 '서포모어 징크스' 극복 과제…결론은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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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게임계 전망②] 넷마블, 판호 IP 글로벌까지 '서포모어 징크스' 극복 과제…결론은 M&A

[글로벌이코노믹 신진섭 기자] 넷마블에게 지난 2017년은 뜻 깊은 해였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안착해 게임 대장주가 됐다. ‘리니지2레볼루션’, ‘테라M’ 등 대형게임들도 매출과 유저 반응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 포춘코리아500 리스트에서 게임업체 중 가장 높은 269위를 차지했다.

초년생은 긴장감으로 가득차고 이는 활력으로 전환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이듬해에는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자신의 실력에 우쭐해지거나 기대어린 시선에 부담감을 느껴 무너지는 것이다. 서포모어 징크스(2년차 징크스)는 스포츠 선수뿐만 아니라 기업에게도 동일하게 발생한다. 기업에게 정체는 쇄락과 동일하게 읽힌다.
게임계의 트렌드는 급변한다. 모바일 게임은 그 변화의 속도가 더 빠르다. 모바일 게임기업 넷마블이 2018년에도 게임주 왕좌를 지킬 수 있을까. 넷마블 코스피 상장 2년차, 서포모어 징크스 극복을 위한 과제는 ‘판호’, ‘IP(지적재산권)’, 글로벌이다.

국내서 역대급 흥행에 성공했던 '리니지2레볼루션'. 그 왕관을 물려받는 2018년 넷마블게임은 무얼까. 현재로선 '세븐나이츠2'가 유력해 보인다.이미지 확대보기
국내서 역대급 흥행에 성공했던 '리니지2레볼루션'. 그 왕관을 물려받는 2018년 넷마블게임은 무얼까. 현재로선 '세븐나이츠2'가 유력해 보인다.

‘리니지2레볼루션’의 국내 매출은 하락한다. 이는 시기의 문제다. 연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IP 활용게임 ‘리니지2M’까지 출시가 예고돼 있다. 새로운 캐쉬카우를 발굴하는 것이 급선무다.

넷마블은 해외로 시선을 돌렸다. 중화권, 동남아, 북미에 리니지2레볼루션을 순차 출시하면서 수익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성과는 긍정적이다. 지난해 6월 14일 대만, 홍콩 등 아시아 11개국에 출시해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최고매출 1위, 4개국 양대 마켓 인기게임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1월 북미·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54개국에 출시했다. 해외 게임 장벽이 높은 일본에서도 리니지2 레볼루션은 일본에서 사전예약 163만 명을 돌파했고, 출시 18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북미권에서는 유명 코미디언 ‘코난 오브라이언’을 홍보모델로 기용하며 매출 30위권 안에 들어 선전했다. 그 결과 넷마블게임즈의 3분기 매출은 5817억 원으로 이중 해외 매출이 4102억 원(71%)을 차지했다.

글로벌에서 한국게임기업이 낸 성과 중에는 분명 이례적인 수치다. 하지만 모바일게임의 짧은 수명을 생각하면 리니지2 레볼루션에 이은 후속타가 절실하다. 또 동일 IP를 활용한 엔씨소프트의 게임들이 해당 시장에 진입하면 자기 잠식 효과에 인해 게임의 수명이 더 짧아질 위험이 존재한다.

‘테라M’은 다소 부족해 보인다. 출시 초기 오픈마켓 매출 1위를 차지하며 선전했지만 이후 순위가 점차 하락했고 최근에는 오버히트에 밀려 4일 4위권에 위치해있다. 1월 신작게임 출시 러쉬가 이어질 상황, 5위권 고수도 확실치 않다. 리니지2레볼루션과는 달리 테라 IP파워가 글로벌에 통할지도 미지수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세븐나이츠2’다. 세븐나이츠2는 지난 2014년 출시된 인기 모바일 RPG 세븐나이츠의 후속작으로 전작과 달리 MMOPRG로 제작됐다. 세븐나이츠는 지난 2016년 2월 일본에 출시돼 한때 일본 애플 앱 마켓에서 매출 3위까지 올랐다. 그 후에도 장기간 양대 마켓에서 10~20위권을 유지했다.

가장 시급한 건 판호 문제 해결이다. 리니지2레볼루션은 당초 올해 말 중국 시장 진출이 예상됐으나 한-중 관계가 냉각되며 출시가 무기한 연기됐다. 한-중 관계 해빙 분위기가 연일 보도되지만 게임업계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는 낮다. 현지협력업체들도 당국으로부터 관련 지침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넷마블은 현지화작업을 상당부분 마무리하고 판호 발급 재개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만 된다면야 리니지2레볼루션 중국 흥행은 어느 정도 보장돼 있다는 게 업계의 중평이다.

가장 근본적인 과제는 IP 부족이다. IP는 역사와 전통을 뜻하고, 유명 IP를 기반으로 한 OSMU(원소스멀티유즈) 전략이 2018년에도 게임계에 유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 하면 떠오르는 자체 IP는 많지 않다. ‘세븐나이츠’, ‘스톤에이지’ 정도. ‘IP=매출’이란 공식이 자리 잡고 있는 콘텐츠 시장에서 IP 미비는 미래 동력 부족으로 읽힐 수 있다. 그렇다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신규 IP를 개발한다고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흥행 IP는 오랜 서비스 기간과, 상당한 흥행, 유저들의 자체적인 2차 창작물 등 복합적인 가치들이 모여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거세지고 있는 중국게임의 부상도 넷마블의 IP 갈증을 부추기고 있는 원인이다. 중국이 최근 개발력과 자본에서 급성장했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긴 게임개발 역사 덕분에 IP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넷마블에겐 별로 해당 없는 얘기다.

내년 라인업인 ‘블레이드 앤 소울 레볼루션’, ‘이카루스M’ 등 각각 엔씨소프트와 위메이드엔터의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제조업에서 특허 없는 기업이 로열티 부담을 안고 가듯, IP 없는 게임업체는 매번 손익계산에서 IP만큼의 비용을 감해야만 한다.

판호, IP, 글로벌 각기 달라 보이는 과제를 해결하는 가장 선명한 해결책은 M&A다. 넷마블은 매년 굵직굵직한 M&A로 해외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퍼즐 장르 세계 2위 모바일게임 개발사인 잼시티를 인수했고, 지난해 2월에는 인기 지적재산권(IP)을 다수 보유한 카밤 밴쿠버 스튜디오를 품었다. 넷마블이 발간한 증권신고서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넷마블은 카밤 인수에 7억1000만달러(약80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 북미 시장에서 인지도가 상당하며 해외 매출의 상당부분도 여기서 나온다.

넷마블은 올해도 대형 M&A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번 M&A도 카밤 스튜디오급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발력이 담보돼 자체 게임 제작이 가능하고 유명 IP를 소유한 기업이 넷마블의 입맛을 맞출 수 있다. 몸값이 비쌀 수 밖에 없다. 넷마블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조8000억원으로 2조원 클럽 가입이 확실시된다. 총알은 충분하다.

중국쪽으로 포석을 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중국은 깐깐하다. 외국기업에 대해 합작회사 형식으로만 자국 기업 인수를 허용하고 당국 규제 영향으로 외국기업이 중국 기업 지분을 일정비율 이상 확보하기 어렵다. 하지만 넷마블이 현지에 진출한다면 장기적으로 판호 문제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모바일 게임 비율도 넷마블에게는 투자욕을 불러일으키는 배경이다. 지난 2014년 중국 모바일 게임의 시장점유율은 25%였으나 2016년에는 41%까지 성장했고, 오는 2019년엔 48%까지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