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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철의 증시야담] "2분기 연속 어닝쇼크에도 목표가 안내려서 고마워요" 애널리스트에 '의리상' 수여한 H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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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철의 증시야담] "2분기 연속 어닝쇼크에도 목표가 안내려서 고마워요" 애널리스트에 '의리상' 수여한 H사

여의도 상징물 중 하나인 금융투자협회 황소 동상이미지 확대보기
여의도 상징물 중 하나인 금융투자협회 황소 동상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최근 한 상장사가 애널리스트에게 목표가를 내리지 않아 고맙다며 '의리상'을 수여해 눈길을 끕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A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효성 IR팀으로부터 손바닥 정도 크기의 둥근 모양 크리스탈 감사패를 받았습니다.
상의 명칭이 재미있는데요. '의리상'입니다. 눈에 띄는 것은 감사패에 적힌 문구입니다. 상패에는 "2분기 연속 어닝쇼크에도 목표가를 변경하지 않은 뚝심과 의리에 감사드리는 바, 이 상패를 드립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효성은 지난 2분기와 3분기 연속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2분기 효성 영업이익은 2197억원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33.6% 감소한 데다 컨센서스(시장 추정 영업이익 2891억원)도 크게 밑돈 수치입니다.

3분기 실적 또한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1707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2331억원)에 비해 26.8%나 미치지 못한 상황입니다.

부진의 원인은 원료 가격이 크게 오른 탓입니다. 비싼 원재료비가 실적을 계속해서 압박하고 있는 것이죠. 4분기에도 상황이 그리 나아지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실적 회복 가능성은 낮아보입니다.

불행중 다행인지 실적 쇼크에도 주가 자체는 그리 크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말 주가(14만5500원)대비 현 주가(20일 종가, 13만6000원)는 6.53% 빠진 정도입니다. 지배구조 개편 작업 덕분에 어닝쇼크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를 피해간 것이죠.

주가 자체는 연간 기준으로는 그리 크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실적 추정이 너무 차이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을 정도입니다. B증권사의 효성 담당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효성 실적 추정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를 담은 리포트를 발간하기도 했죠.
애널리스트 자신이 어닝쇼크에도 기업가치가 변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목표가를 변경하지 않았을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연말 분위기가 좋지 않으니 재미를 위해 했을 가능성도 있을 거라 봅니다. 하지만 어찌 보면 기분이 좋지 않을 사람을 갖고 노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은 기우일까요.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