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철(鐵)렁]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미션

[글로벌이코노믹 김종혁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3년 연임을 완주할 수 있느냐가 또 언론에 등장했다. 연말 인사철인 만큼 흔히 나올 법한 얘기다.

대부분 권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의문을 던진다. 기자는 연임 완주에 대한 의문 제기는 그저 '포스코 흔들기' 정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중도하차 가능성을 제기한 배경은 문재인 정부가 지난 방미 경제사절단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방중 사절단까지 3차례나 권 회장을 경제사절단에서 제외했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웠다.

이는 추측 정도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새로운 팩트도 없고 그 근거도 매우 미약하다. 중도하차한 역대 회장들과 성격도 엄연히 다르다.

방미 사절단에서 제외될 때는 미국과의 철강무역마찰이 심했던 터였다. 인도네시아 방문 때는 현지 포스코크라카타우 법인장이 직접 참석했다. 현지 운영 책임자가 참석하는 게 당시 방문 성격상 적합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최근 방중 사절단에는 정부의 정식 초청을 받고, 포스코 자체적인 판단 하에 오인환 사장 이름을 올렸다. 오 사장은 올해부터 포스코그룹 본체와 같은 철강사업 총괄을 맡은 중추적 인사다. 이 역시 문재인 정권의 ‘권 회장 패싱’과는 거리가 멀다.

상식적인 절차상으로도 중도퇴임 혹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선임은 그 시기를 놓쳤다. 늦어도 이달 초에는 사퇴 발표와 함께 최소한 CEO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됐어야 한다. 후보들이 나오고 각 종 사안에 대한 후보들의 자격 검증이 진행된다. 이어 내년 2월 전후 이사회에서 CEO후보를 재추천한다. 그래야 필요한 모든 과정을 거쳐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새로운 CEO선출이 가능하다.

지금의 상황에서 권 회장의 중도하차 시나리오는 권 회장이 직접 돌연 사퇴를 결정하거나 현 정부가 노골적으로 퇴임을 요구하는 경우다. 권 회장은 지난 3월 연임한 터라 세간의 목소리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과거의 ‘정치적 임명’을 답습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금 포스코 안팎에서 바라는 것은 권 회장이 결정한 미션 수행에 집중력을 잃지 않는 것이다.

권 회장은 지난 3월 연임과 함께 그룹 핵심인 철강사업부문을 오인환 사장에게 전권을 줬다. 권 회장 자신은 2차 전지나 마그네슘 등 비철 신소재 부문 등 미래 먹거리 마련에 뛰어들었다. 이미 많은 비용과 노력이 투입됐으며, 앞으로 목표로 한 결실을 맺어야 한다.

세계 2위가 된 중국 바오우강철그룹과 일본 신일본제철(NSSMC) 등 경쟁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막강하고 위협적인 존재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권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흔들리면 향후 포스코의 경쟁력은 보장될 수 없고, 한국의 철강산업도 생각치 못한 위험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권 회장의 임무 완수는 오 사장이 맡은 철강사업과 함께 포스코그룹의 미래를 만들어 낼 또 하나의 키(KEY)가 된다.

권 회장의 연임은 포스코가 정치적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계기로 평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14년 포스코 8대 회장으로 정식 선임되자마자 철강 본업 강화를 미션으로 세웠다. 3년 임기 동안 자타가 공인할 만큼 목표를 충실히 완수했다는 평가다.

기자는 권 회장이 남은 임기 동안 한국철강산업 선두기업으로서의 귀감이 될 목표 설정과 결실을 거뒀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종혁 기자 j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