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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철강價 인상 고민중…대형고객 ‘이탈’ 유통부담 ‘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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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철강價 인상 고민중…대형고객 ‘이탈’ 유통부담 ‘원성’

냉연사 대형실수요는 되레 인하요구…유통용은 수요부진에 中産 격차 고민

포스코가 내년 1월 가격 인상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대형 열연 실수요 고객은 되레 인하를 요청하는 데다 판매점 등 유통 부문에서는 수요나 가격 등의 개선이 매우 더디기 때문이다.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가 내년 1월 가격 인상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대형 열연 실수요 고객은 되레 인하를 요청하는 데다 판매점 등 유통 부문에서는 수요나 가격 등의 개선이 매우 더디기 때문이다.
[글로벌이코노믹 김종혁 기자] 포스코가 내년 1월 열연 가격 인상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일단 철광석 등 원료 및 중국발 철강재 가격 강세로 인상의 명분은 충분한 상황이다.

그러나 동국제강, 동부제철 등은 되레 인하를 요구하는 한편 판매점들도 인상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다. 수출이 급감한 탓에 내수를 늘려야 했던 포스코로서는 이 같은 현실을 외면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20일 포스코에 따르면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인상 동결 등 몇 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당장 내년 1월 주문상황 수입대응 등의 환경 변화를 예측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격 인상이 소폭으로 이뤄지거나 내년 1월에 가서야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우선 소폭 인상 혹은 동결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유통용 수입대응재(GS)의 경우 열연 기준 가격은 현재 70만 원으로 파악된다. 중국산 오퍼 가격은 CFR 톤당 600달러 정도다. 원화 가격은 약 65만 원으로, 통관 하역 운송 등의 비용을 더하면 원가는 3~4만 원 높아진다는 게 업계의 계산이다.

현재 수준에서는 국산 구매가 오히려 유리하기 때문에 수입 계약은 많지 않다. 포스코가 최소한의 인상 혹은 동결시 1월 비수기 시장에서 주문량을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인상 폭이 커지면 수입 계약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판매점들은 적자 확대를 우려, 주문을 줄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현재 (판매 대리점들이) 유통 가격을 올리고 있지만 수요는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포스코) 가격 인상시 시장 대응에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동국제강과 동부제철, 세아제강 등 대형 열연 실수요 고객사는 오히려 가격 인하를 요청하고 있다. 냉연 도금 등 제품 가격이 지난달부터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도 많지 않아 판매도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코가 일방적으로 인상을 요청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수출이 급감한 탓에 내수 비중을 늘리는 데 많은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유통보다 실수요 공급 가격을 더 낮게 책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내년 1월 선적으로 계약된 중국산 열연은 CFR 톤당 570달러 내외다. 원화 가격은 62만 원 정도다. 포스코가 냉연사에 공급 가격은 60만 원 초중반으로 파악된다.

급감한 수출을 내수에서 만회하기 위해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책정한 것이다. 중국발 급등과 타이트한 수급 상황을 이유로 인상을 결정하기 쉽지 않은 배경이다.

대형 실수요 관계자는 “12월 당장 가격을 인상할 분위기는 아니다”며 “내년 1월 중국의 급등세가 이어지고 국내 수요나 가격도 어느 정도 개선이 돼야 (인상)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매점 관계자는 “10월 11월 국내 유통 가격이 4~5만 원 하락할 때 포스코는 인하 조정 없이 가격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며 “현 수준에서 추가 인상이 실시되면 판매점들 적자가 더 심해지는 상황이어서 (인상) 결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혁 기자 j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