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선사시대 비밀의 문' 포항 칠포리 암각화

공유
3

'선사시대 비밀의 문' 포항 칠포리 암각화

[김경상의 한반도 삼한시대를 가다(219)]

포항 칠포리 성혈.이미지 확대보기
포항 칠포리 성혈.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칠포 바위그림을 발견한 단체에 속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이와는 사뭇 다르다. 그들은 칠포 바위그림의 출발점이 돌칼이라고 본다. 칠포 바위그림에서도 볼 수 있는 돌칼은 실용적인, 곧 무기로서의 칼이 아니라 일종의 의례용이며 남성을 상징한다.

여기서 칼날이 떨어져나가고 바위구멍으로 표현된 여성 상징이 결합하여 이루어진 것이 바로 칠포 바위그림이라는 것이 그들의 견해이다. 농경생활이 시작되면서 풍요·재생·다산의 이미지를 여성에게서 보았던 선사인들이 그 여성성을 간직한 땅―대지의 어머니에 대한 신앙과 숭배의 관념을 가시적으로 나타낸 것이 칠포 바위그림이라는 것이 그 설명이다. 되풀이하자면 칠포 바위그림은 지모신(地母神, Goddess)이라는 결론이다.
동시에 이 주장을 펴는 사람들은 양전동 바위그림이 러시아나 중국의 태양신 바위그림과는 오히려 이질적이며 칠포 바위그림과 친연성이 있되 그 성립시기는 칠포 쪽이 더 앞서는 것으로 본다. 그리하여 양전동 바위그림을 포함하여 칠포 바위그림과 유사한 바위그림들을 '칠포 암각화'로 불러야 하며, 이런 바위그림들은 다른 데서 발견되지 않는 우리나라 독자의 것으로써 '한국식 바위그림'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선사시대 바위그림에 대한 연구가 그리 깊지 못한 편이라 어느 것도 정설은 아니다. 따라서 칠포 바위그림의 성격과 의미 등은 좀더 시간을 기다려야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칠포 바위그림은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과 생각과 문화로 들어가는, 아직은 열리지 않은 비밀의 문이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