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칼날이 떨어져나가고 바위구멍으로 표현된 여성 상징이 결합하여 이루어진 것이 바로 칠포 바위그림이라는 것이 그들의 견해이다. 농경생활이 시작되면서 풍요·재생·다산의 이미지를 여성에게서 보았던 선사인들이 그 여성성을 간직한 땅―대지의 어머니에 대한 신앙과 숭배의 관념을 가시적으로 나타낸 것이 칠포 바위그림이라는 것이 그 설명이다. 되풀이하자면 칠포 바위그림은 지모신(地母神, Goddess)이라는 결론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선사시대 바위그림에 대한 연구가 그리 깊지 못한 편이라 어느 것도 정설은 아니다. 따라서 칠포 바위그림의 성격과 의미 등은 좀더 시간을 기다려야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칠포 바위그림은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과 생각과 문화로 들어가는, 아직은 열리지 않은 비밀의 문이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