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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천전리 암각화 인물 안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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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천전리 암각화 인물 안면상

[김경상의 한반도 삼한시대를 가다(216)]

천전리 암각화의 인물 안면상.
천전리 암각화의 인물 안면상.
울산광역시(蔚山廣域市) 울주군(蔚州郡) 두동면(斗東面) 천전리(川前里)에 소재하며 국보 제147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서석은 울산을 거쳐 동해로 들어가는 태화강(太和江)의 지류인 대곡천(大谷川) 가에 위치한 너비 약 9.5m, 높이 약 2.7m의 적색 셰일의 편평한 바위로서 앞으로 15˚ 가량 비스듬히 기울어진 모양을 하고 있다. 1970년 12월 동국대박물관 조사단에 의해 이 바위에 그림과 글씨가 새겨져 있음이 알려지게 되고 그 뒤 몇 차례에 걸친 정밀 조사를 통해 정식으로 학계에 소개되었다.

이 바위에는 원래 선사시대에 작성된 다양한 기하학적인 문양과 사슴을 비롯한 각종 동물, 물고기, 새 등이 그려져 있었으나 6세기부터는 인물, 기마행열도, 배(船) 등을 그린 선각화(線刻畵)를 비롯하여 다량의 명문(銘文)이 통일신라시대에 이르기까지 계속적으로 새겨졌다. 선사시대의 기하문양은 마름모꼴, 삼각, 십자, 원형, 동심원 등 여러 가지로서 직선적인 것보다 곡선적인 것이 많은데, 상징성을 띠고 있어 내포된 명확한 의미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서석(書石)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데서 알 수 있듯이 이 바위의 핵심은 그러한 문양보다 신라시대에 작성된 명문에 있다. 이 명문들은 바위의 중심부를 기준으로 대체로 하단부에 작성되어 있는데 필체나 새기는 방식이 다양하며 서로 중복해서 기록되기도 하고 마모된 부분도 있어 판단하기 약간의 어려움이 뒤따른다. 각 명문 중에는 단순히 인명(人名)만을 기록한 것도 있고 간지(干支)와 함께 간단한 내용을 서술하여 정형화된 형식의 문장을 기록한 것도 있다. 그 중에는 영랑(永郞), 수품(水品), 흠순(欽純), 호세(好世) 등 문헌기록에 나오는 인명들도 상당수 확인된다. 승려의 이름도 보이지만 특히 랑(郞)의 어미를 가진 인명이 많을 뿐만 아니라 자체에서 화랑(花郞)이란 명문이 보이는 것으로 미루어 이 지역이 신라의 화랑들과 일정한 관련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김경상 다큐멘터리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