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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LG 계열사 루셈을 인수한 엘비세미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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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LG 계열사 루셈을 인수한 엘비세미콘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손자 구본천씨가 오너… 구본무 LG그룹 회장 사촌동생

구본천 엘비세미콘 이사회 의장.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구본천 엘비세미콘 이사회 의장.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LG가 계열사 루셈의 지분 전량 67.96%를 엘비세미콘에 750억원 규모에 매각하는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루셈은 반도체 IC(직접회로)의 조립 및 시험사업 등을 목적으로 2004년 7월 설립됐다. 그해 8월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됐으며 경상북도 구미시 4공단로 7길 9에 본사를 두고 있다.
설립시 자본금은 70억원이었으나 유상증자를 거쳐 2016년 말 현재 납입자본금 108억원으로 되어 있다. 액면가는 5000원이다.

LG와 일본 래피스(LAPIS)반도체가 합작했고 LG가 지분 67.96%(140만주), 래피스가 지분 32.04%(66만주)를 갖고 있다.

루셈 지분을 인수한 엘비세미콘은 주문형 반도체에 대한 범핑 및 관련 테스트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반도체 후공정 회사다. 엘비세미콘 매출의 최종 납품처가 주로 LG디스플레이에 편중되어 있고 매출구조상 LG디스플레이의 실적 변동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엘비세미콘의 실질적인 오너는 구본천 이사회 의장이다.

엘비세미콘의 주주 분포는 최대주주가 ㈜LB이며 지분 11.77%(515만3810주)를 갖고 있다. 이어 구본천 이사회 의장이 2대주주로 지분 10.63%(465만2789주)를 보유하고 있다. 구본천 의장은 ㈜LB의 지분 28.27%(5만6548주)를 갖고 있는 대주주다.

구본천 이사회 의장은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4남인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의 장남이다. 구자두 회장은 금성반도체 사장과 LG유통 부회장을 지낸 LG가의 원로다. 구본천 의장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이다.
구본천 의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거쳐 코넬대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마쳤다. 구 의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맥킨지를 거쳐 2001년 LB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국민연금 등에서 자금을 유치해 다양한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비세미콘은 루셈이 지난해 영업실적이 악화되어 있는 상태에서 사들여 눈길을 끌고 있다.

M&A(인수합병) 업계에서는 직전년도 기업의 실적이 나빠진 때 회사를 사들이는 것이 가장 저렴하게 인수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꼽고 있다.

루셈의 매출액은 지난 2013년 3909억원, 2014년 3648억원, 2015년 1865억원, 2016년 1260억원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2013년 57억원, 2014년 80억원, 2015년 32억원, 2016년 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당기순이익도 2013년 73억원, 2014년 46억원, 2015년 29억원, 2016년 1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LG 측은 루셈의 디스플레이 구동칩 후공정이라는 부가가치가 낮은 사업을 매각한 것으로 기술 해외 유출 방지 등을 고려해 국내 회사로 매각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LG그룹 친인척인 구씨 일가에 대해 저렴하게 매각한 것이 아니냐는 주변의 추측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설명으로 보인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구동칩 후공정 업계는 칩본드(Chipbond), 칩모스(ChipMOS) 등 대만의 선두 업체들이 시장점유율 60%에 육박하고 있다.

루셈은 시장점유율이 8% 수준으로 대만 업체에 비해서는 경쟁력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엘비세미콘의 루셈 인수는 부가가치가 낮은 사업을 LG그룹 보호차원에서 인수했다면 엘비세미콘의 투자자 입장에서는 회사 이익에 어긋날 수 있다는 논란에 처할 수도 있는 상황을 맞게 됐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