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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H형강 인상 목소리 커져…고철 후폭풍 속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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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H형강 인상 목소리 커져…고철 후폭풍 속 현실은?

- 전기로 메이커, 고철가격 급등에 원가 상승했지만 ‘수요의 벽’ 예상보다 높아

고철가격이 급등했다. 고철을 주원료로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전기로 제강사의 제품가격 인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동절기 진입으로 수요가 감소해 제품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이미지 확대보기
고철가격이 급등했다. 고철을 주원료로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전기로 제강사의 제품가격 인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동절기 진입으로 수요가 감소해 제품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글로벌이코노믹 윤용선 기자] 제강사의 고철 구매가격이 급등했다.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함에 따라 제품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제품가격 인상 앞에 ‘동절기 수요 감소’라는 큰 벽이 가로막고 있다. 제강사들이 수요의 벽을 넘지 못할 경우 경영실적의 악화는 물론 적자까지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제강사의 제품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고철가격 얼마나 올랐길래…제강사 4분기 고철가 톤당 4만원 인상 주장
최근 고철가격인상을 주도하고 있는 제강사는 대한제강이다. 대한제강은 지난 11월 14일, 17일, 28일 3번에 거쳐 고철 구매가격을 인상했으며 지난 5일자로 추가 인상을 실시했다. 불과 20일사이 4번의 인상 발표를 한 셈이다. 특히 이 기간 고철 구매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했다. 영남지역 주요 제강사는 비슷한 수준인 톤당 4만~5만원의 고철 구매가격을 인상했다.

또한 경인지역도 3.5만~4.5만원 수준의 고철 구매가격 인상이 실시됐다. 따라서 국내 고철 평균 인상 폭은 톤당 4만원 수준이다.

제강업계는 고철가격 인상 폭 톤당 4만원이 4분기 철근 원가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4분기 고철가격은 지난 10월 톤당 3만원 인하 이후 톤당 4만원이 상승했다. 따라서 원가 상승 분은 톤당 1만원으로 계산된다.

그러나 제강업계는 지난 3분기 원가가 톤당 10만원 상승했지만 제품가격은 톤당 7만원 인상해 미적용분 톤당 3만원이 10월 고철가격 인하와 함께 상쇄됐다는 주장이다.

이에 4분기 고철가격 상승에 따른 철근가격 인상 폭은 톤당 4만원이 제시되고 있다.
◇철근가격, 동절기 올린 적 없는데 이번에 올릴 수 있을까?

철근가격 인상을 둘러싼 제강업계 내부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동절기라도 원가 상승 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해야 한다는 강경파와 동절기이기 때문에 손실을 제강사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온건파로 나뉘고 있다.

강경파는 중소 철근메이커들이다. 특히 고철 재고를 타이트하게 운영하는 메이커의 제품 가격 인상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 이유는 고가로 구매한 고철이 제품 원가에 빨리 반영되기 때문이다.

반면, 고철 재고를 넉넉히 운영하고 있는 제강사는 내년 봄바람이 불면 제품가격을 인상하자는 입장이다. 고철가격이 폭등해서 제품 원가에 반영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기 때문에 급할 것 없다는 입장이다.

철근메이커별 입장 차가 뚜렷해 동절기 철근가격 인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내부에선 고철 가격을 추가로 인상할 수 없는 메이커가 결국 감산을 선택했다는 얘기도 떠돌고 있다. 건설사에 철근가격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없다면 결국에는 감산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 H형강, 가격 인상은 발표했다…시장이 따라 줄지는 ‘미지수’

철근과 달리 대형 수요가의 벽이 낮은 H형강은 이미 12월 제품 판매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현대제철은 11월 마감가격을 소형기준 톤당 85만원에서 76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유통시세와 마감가격의 괴리를 지우고 톤당 76만원에서 새롭게 출발하자는 의미이다. 이후 12월 8일부터는 톤당 5만원 인상한 톤당 81만원을 마감가격으로 제시했다. 동국제강은 일찌감치 12월 마감가격을 소형기준 톤당 80만원으로 제시한바 있다.

그러나 H형강 가격을 두고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우선 유통시세가 톤당 74~75만원까지 하락한 상황에서 마감가격 톤당 76만원은 너무 높다는 것이다. 이에 유통업계에선 76만원은 베이스가격이고 그 뒤에 추가 할인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12월 톤당 81만원의 마감가격에 대해서도 똑 같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냥 마감가격일 것이다. 할인이 얼마까지 적용될지는 그때 가봐야 안다는 입장이다.

메이커의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한 원인은 수요 부진이다. H형강도 일단 제품가격 인상은 발표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윤용선 기자 y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