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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EU, 전기차 배터리 무서운 추격… LG화학·SK이노베이션 국내 업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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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EU, 전기차 배터리 무서운 추격… LG화학·SK이노베이션 국내 업계 '위협'

LG화학·SK이노베이션, 신형 배터리 개발에 가속도

삼성SDI의 배터리. 사진=삼성SDI.이미지 확대보기
삼성SDI의 배터리. 사진=삼성SDI.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최근 국내 배터리 업계들의 주요 고객사였던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BMW가 전기차 배터리 연구 개발에 착수한 데 이어 폭스바겐도 배터리 셀에 투자 계획을 밝히며 배터리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는 것.

여기에 배터리 굴기에 나선 중국 역시 국내 배터리 업계와 기술력 격차를 좁히며 국내 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그룹은 향후 5년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기술 개발에 340억유로(약 44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리튬이온배터리 셀 분야에는 2030년까지 500억유로(약 63조원)가 투입된다.

BMW 또한 전기차 배터리 연구 분야에 앞으로 4년간 2억유로(약 2580억원)를 투자한다. BMW는 뮌헨에 만든 새로운 역량 센터에서 전기차 배터리 연구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올리버 집세 BMW 이사는 “배터리 시제품을 생산해 가치 창조 과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잠재적 공급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 완성차업체들이 ‘홀로서기’에 나선 가운데 중국의 추격 또한 매섭다. 중국 업체들은 기존 리튬인산철(LFP)에서 국내 기업들이 사용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계 배터리로 전환하며 기술력 격차를 좁히고 있다.

리튬인산철은 NCM계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낮고 무게가 무거워 전기차 배터리로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중국 배터리 기업 비야디(BYD)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하고자 지난 8월 양극재·전구체 합작사를 차렸다. 중국 2위인 CATL은 모회사인 ATL의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을 활용,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로 삼원계를 쓰고 있다.
다만 중국과 유럽의 이같은 움직임이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유럽과 중국이 본격적으로 NCM계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데다 국내 업계가 이미 NCM계 배터리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계는 NCM계 배터리를 먼저 개발한 퍼스트 무버로 니켈과 코발트, 망간 비율을 조정해 배터리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당장 업계 판도가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0월 니켈과 코발트, 망간 비율을 각각 8:1:1로 하는 신형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의 6:2:2 비율에서 니켈 비중이 80%까지 높아지며 에너지 밀도가 종전보다 10~20% 향상됐다.

LG화학은 내년부터 배터리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ESS에 811배터리를 적용한 후 내년 3분기부터 전기차 배터리에 투입할 예정이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